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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속 평화 염원 부처님오신날 연등회 개막

  • 교계
  • 입력 2018.05.12 18:00
  • 수정 2018.05.13 10:31
  • 댓글 2

공식명칭 사용 첫 축제…사부대중 1만여명 동참

▲ 아기 부처님 오심을 찬탄하는 연등회가 5월12일 사부대중 1만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5월12일 서울 동국대 운동장에서 개최됐다.

‘지혜·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 발원
오후 7시 동대문서 조계사 연등행렬
5월13일 우정국로 일원서 문화마당

부처님오신날 명칭이 공식적으로 사용된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은 봄비와 함께 왔다. 부처님 오심을 찬탄하는 연등회(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가 5월12일 오후 서울 동국대 운동장에서 막을 올렸다.

봄비에도 1만여명의 사부대중이 연등법회를 찾았다. 그칠 줄 모르는 봄비에 중앙무대 위 연희율동단의 흥겨운 춤사위는 볼 수 없었다. 대신 1년 간 노력했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연희율동단은 공식발표 대신 자유롭게 율동을 뽐냈다. 지난해에 이어 사회를 맡은 불자개그맨 양상국씨와 함께 연등법회를 찾은 개그맨 김기열씨가 재치 있는 코멘트로 분위기를 띄웠고, 율동은 흥겨움을 더해갔다. 동국대 운동장 곳곳의 대중들은 우비 입고 우산을 든 채로 축제의 서막을 즐기며 환희심을 냈다.

고조된 환희심은 연등법회의 여법함으로 이어졌다.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을 시작으로 개회사, 삼귀의, 우리말 반야심경 봉독, 봉축위원장 설정 스님의 개회사, 조계종 종앙종회의장 원행 스님의 경전봉독, 발원문·기원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연등법회의 모든 발원은 평화에 가 있었다.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를 주제로 시작된 올해 연등회는 독선과 편 가르기를 그치고, 사회에서 핍박받는 이들을 보듬자는 법석으로 마련됐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에 움트는 평화의 기운도 더해져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로 마음과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는 연등회의 취지가 뜻 깊었다. 특히 “불자들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진정한 평화의 봄, 상생의 봄, 번영이 시작되는 봄이 되도록 간절히 기원한다”는 평화 메시지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봉축위원장 설정 스님은 “남북정상회담으로 민족 간 빗장이 풀리고 있으며 북미정상회담으로 평화의 봄이 전 세계로 펼쳐지고 있다”며 “온갖 이념과 편견이 만들어낸 장벽을 허물고 두루 행복한 나라를 위해 다 함께 정진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나 자신이 부처임을 믿고 본래 청정심을 회복해 살아간다면 누구를 만나도 보살이요 어디를 가도 불국토”라며 “지금 이 순간 부처로 산다면 날마다 ‘부처님오신날’이다. 환한 봄날 부처님오신날을 기쁘게 누리고, 우리가 든 밝은 연등으로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자”고 강조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도 발원문에서 “손에 잡힐 듯 다가온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어느 해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세상의 힘들고 어두운 곳을 비추는 자비의 등불을 밝히겠다. 한반도와 세계평화의 주인이 되어 세상을 향기롭게 만드는 불자가 되겠다”고 대중과 함께 다짐했다.

 
오후 7시부터는 연등회의 메인무대인 연등행렬이 서울 도심을 장엄한다. 동대문을 출발한 10만 연등물결은 조계사까지 이어진다. 한반도 평화와 화합을 위해 복원한 문헌상의 ‘북한등’ 19점이 행렬 선두그룹에 등장한다. 1956년경 출간된 ‘북한의 공예’에 실린 이미지를 재현한 연꽃수박, 학, 누각, 치자, 북처럼 다양한 모양과 등(燈)에 달린 술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북한 전통등을 만날 수 있다.

장엄등도 평화 염원을 담았다. 한반도의 평화를 연주하는 ‘주악비천등(奏樂飛天燈)’ 4점이다. 주악비천은 옛 벽화와 범종 등에 등장하는 상상의 인물이자 하늘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부처님에게 공양을 올리는 천녀를 뜻한다.

연등회에 참가하는 60여개 단체들이 세대전승과 공동체성 활성화를 위해 ‘연등공방’에서 직접 만든 연등에도 평화를 바라는 마음들이 맺힌다. 한 쪽에는 개인의 서원을, 또 다른 쪽에는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의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등표(기원지)를 붙인 ‘T’자형 연등이 행렬에 등장한다.

 
각양각색 장엄등은 시민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스키점프등, 스노보드등 같은 이색적인 장엄등부터 약사여래불등, 옴마니반메훔등, 녹야전법상등, 연꽃수레등, 용등, 평화통일한반도등처럼 한국불교와 전통을 상징하는 장엄등이 거리에 나선다.

연등행렬에 이어 연등회의 백미 회향한마당이 진행된다. 오후 9시30분부터 종로 사거리에서 연등행렬을 마친 대중들과 시민들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봄의 꽃비를 맞으며 부처님오신날의 환희를 만끽한다.
5월13일 서울 조계사와 우정국로 일원에서는 130여개 부스가 전통문화마당을 열고 시민들을 맞이한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440호 / 2018년 5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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