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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물리학, ‘궁극적 물질’ 환상부터 버려야”

  • 문화
  • 입력 2018.05.30 16:51
  • 수정 2018.05.30 17:01
  • 호수 1442
  • 댓글 2

소광섭 교수, 진흥원 화요강좌서
모든 자연법칙 설명 가능한 건
마음에 의해 결정된다는 불교뿐
‘관찰자’→‘인식자’로 전환해야

▲ 대한불교진흥원은 5월29일 서울 마포 다보빌딩 3층 다보원에서 ‘소광섭 서울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초청 화요열린강좌’를 개최했다.

“인식의 법칙은 관찰의 법칙과 현상의 법칙을 뛰어넘는 가장 포괄적이고 이상적인 법칙이다. 물질의 근본을 알기 위해 물질을 쪼개고 또 쪼갠다고 한들 자연의 궁극적 원리에는 도달할 수 없다. 원효 스님의 말씀처럼 마음밖에 따로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결국 인정하게 될 것이다.”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각범)은 5월29일 서울 마포 다보빌딩 3층 다보원에서 ‘소광섭 서울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초청 화요열린강좌’를 개최했다. 물리학 가운데 양자장론과 일반상대성이론 분야의 대가인 소 명예교수는 이날 ‘불교와 물리학의 만남’을 주제로 불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물리학, 물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불교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무기적 자연의 논리적 합법칙성을 연구하는 물리학과 마음만이 실재할 뿐이라는 불교의 ‘유심적 세계관’을 설명하며 정체된 현대 물리학의 발전 방향을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 명예교수는 “최근까지 물리학의 세계관을 떠받치고 있는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어떠한 현상은 관찰자가 가지는 상대성(대칭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자연현상의 모든 법칙이 관찰자의 상대성에 의해 결정되지 못하는 만큼 완전한 결론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리학이 도달하지 못한 자연현상의 법칙을 불교의 유심적 세계관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역설했다. 그는 “‘모든 현상은 관찰자에 의해 이미 그 성격이 결정되어 있다’는 ‘대승기신론’의 유심론적 자연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소립자의 다양성이 관찰자의 어떠한 변환과 관련돼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소광섭 명예교수는 “물리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이상 분할할 수 없는 궁극적 물질을 찾겠다는 오래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승기신론의 유심론적 세계관은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인식 주관에 바탕해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자의 식(識)이 현상의 인식에 앞선다는 것을 근간으로 한다. 유심사상에 의하면 일체 현상은 오직 마음에 의해 만들어지며, 그 과정은 4가지 단계에 의해 이뤄진다. 그 첫 번째 과정은 무명에 의한 마음이 움직이고, 두 번째는 움직이는 마음에서 인식 주관이 생기며, 세 번째 인식 주관이 성립됨으로써 인식 대상이 나타나고, 마지막으로 인식 대상들을 분별하는 생각들이 일어난다.

소 명예교수는 “관찰자와 대상의 관계에 대한 유심론적 세계관은 양자역학의 관점보다 훨씬 강력한 주장”이라며 “이는 객관적 대상이 있음으로 관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가 있음으로 대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대승기신론의 관찰자 개념을 통해 물리학을 분석하고 질문을 던짐으로써 정체된 현대 물리학의 발전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소 명예교수의 주장이다.

“물질의 기본이 가장 간단한 원초적 물질이라는 기본 가정이 타당한가? 물질의 근본은 물질인가?“라고 반문한 그는 “유심론의 입장에서는 물질의 궁극이 되는 물질이란 존재할 수 없다”며 “이것은 마음이 만들어낸 환영이기에 인식자의 주관에서 물질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리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이상 분할할 수 없는 궁극적 물질을 찾겠다는 오래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미래의 문제는 인식의 문제이며, 인식은 마음의 문제인 만큼 결국 심리학과 물리학의 통합이 현대 물리학의 한계를 넘어 미래 물리학으로 나아가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한편 대한불교진흥원 6월 화요열린강좌는 6월19일 오후 7시 생태사학자 강판권 교수의 ‘나무가 안내하는 마음공부법’을 주제로 열린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42호 / 2018년 6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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