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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대사까지 상품화된 세상

기자명 윤청광
아직도 불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불교는 미신에 가깝다’고 오해하고 있다. 그리고 걸핏하면 불교를 폄하하고, 불교를 허뜯고, 불교를 공격한다.

기복불교 방치하지 말아야
이런 현상은 물론 저들이 무지와 무식 탓이지만, 한편으로는 한국불교가 미신으로 오해받을 여지를 제공해 왔던 것은 아닌지,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전통사찰에나 신흥 사찰에나, 우리는 사찰 경내에 산신각(山神閣)이나 칠성각(七星閣), 심지어 용왕당(龍王堂)까지 모시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가 있다.

1천6백여년 전 불교가 이 땅에 들어와 뿌리를 내리면서 토속신앙과 풍속을 배척하지 않고, 습합하고 접목하면서 자연스럽게 불교 안에 그런 요소들이 들어오게 된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은 이제 엄청나게 바뀌어서 고학력 사회가 되었고, 정보화시대에 돌입했다. 그런데도 옛 불교 모습 그대로 산신각, 칠성각, 용왕당에 기대어 언제까지나 기복불교를 이대로 마냥 방치하거나 끌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더더구나 전국 방방곡곡 역술인들이나 무술인(巫術人)들 중 많은 사람들이 만(卍字)를 간판에 내걸고 ‘보살’이라는 호칭과 ‘XX산 도인’이라는 호칭을 즐 쓰는가 하면 심지어는 불상과 보살상을 모신 법당 아닌 법당까지 버젓이 차려 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푸닥거리를 하는데도 부처님을 팔고 사주, 관상, 점을 치는데도 보살님이 이용되는가 하면, 사주, 관상, 택일 운운한 선전문과 함께‘00암’, ‘00사’라는 간판까지 내걸고 있는 곳이 한 두곳이 아니다.

더더구나 요즘에는 선불교(禪佛敎)의 초조(初祖)이신 달마대사까지도 영업행위에 이용되는 서글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달마대사의 모습을 그린 달마도가 수맥을 차단하고 기를 차단하고 악귀를 쫓으며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등 별의별 선전문구를 동원한 달마도 판매 광고가 일간 신문은 물론 각종 주간지, 잡지의 광고란을 장식하고 있다.


선화로 대접받고 평가 받아야 할 달마도가 미신에 가까운 기복의 도구를 이용되어 한낱 상품으로 전락되어 가고 있다. 이렇듯 우리 불교계 안에서 용인되고 방관되고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 가운데, 역술인도 무술인도 화가까지도 불교를 팔면서 점점 불교를 기복화, 미신화로 이끌고 있다. 부처님을 팔고, 보살님을 팔고, 나한님의 영험력을 파는 일은 본래 불교의 모습이 아니다. 산신각, 칠
성각, 용왕당에 불공을 올리고 복을 비는 것도 본래 불교의 모습이 아니다.

불교 본연의 모습 찾을 때
장구한 세월의 면벽수행으로 선불교의 초조가 되신 달마대사가 수맥차단용이나 기차단용이나 행운을 불러오고 악귀를 쫓는 부적처럼 취급되는 것도 본래 불교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엉뚱한 일이다.

이제 우리는‘불교는 미신에 가깝다’는 일부 무지한 사람들의 불교 폄하나 공격에 대해서 무조건 화부터 낼 일이 아니라, 우리 불교 안에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가 있다는 점을 솔직히 시인하고, 없앨 것은 없애고, 씻어내야 할 것은 씻어내고, 벗겨내야 할 것은 벗겨내서 참다운 불교 본연의 모습을 되살려야 한다.


윤청광/객원 논설위원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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