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상반기 박사학위 논문 “‘천태-선수행’ 중국 산물 아니다”
2001상반기 박사학위 논문 “‘천태-선수행’ 중국 산물 아니다”
  • 법보신문
  • 승인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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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씨 “용수 불이사상 잇는 전통 대승불교”
조용헌 씨 “능엄선은 소리로 깨닫는 수행법”

불교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 속하는 수행을 집중적으로 다룬 이번 두 논문이 주목받는 것은 교리연구의 차원을 넘어 수행의 방법과 그 의의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에 비교적 많이 알려진 간화선이 아니라 천태나 능엄의 선수행법를 깊이 있게 접근한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서울대 철학과 김정희 씨의 「천태지의의 불교수행론 연구」는 지의(538~597)의 원돈지관(圓頓止觀) 수행법이 용수의 공사상에 근거하는 대승불교의 수행법임을 밝힌 논문이다. 원돈지관은 부처님의 사념처관 중 관심(觀心)이 진리를 통찰하기 위한 유일한 수행법으로 김 씨는 천태지의가 마음에 대한 이론적 근거로 제시했던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 ‘마음이 일체법을 마음에 담고 있다’는 심구일체법(心具一切法)을 용수의 사상과 비교했다. 김씨에 따르면 이들 심구일체법 등은 번뇌의 중생계와 보리의 불법계가 공으로서 평등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이론으로 용수의 불이론(不二論)을 수행론의 맥락에서 재해석한 이론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특히 지의가 종교적 의례를 좌선을 수행하기에 부족한 사람이 수행하는 방편이 아니라 진리통찰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설명하고, 이것은 곧 지의의 원돈지관이 인도 대승불교의 반야 사상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따라서 천태사상 및 수행법을 중국적 사유의 산물로 보는 것은 무리한 억측일 뿐 대승불교사상을 잇는 사상과 수행법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김 씨의 주장이다.

원광대 불교학과 조용헌 씨는 「능엄경의 수행법과 한국적 수용」에서 간화선의 대안으로 이근원통(耳根圓通) 등 수행법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다. 「능엄경」에서 제시하는 25가지 수행법 중 관음(觀音)보살이 수행했던 방법이라는 이근원통은 소리를 관찰하는 수행법. 조 씨는 그 소리가 밖의 소리와 내면의 소리로 구분되는데 처음에는 밖의 소리에 주목하다가 다음에는 내면의 소리에 들어가고 결국 마지막에는 듣는 성품마저 공(空)하다는 것을 깨닫는 수행법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이것이 대승불교의 여러 경전 가운데 「능엄경」에서만 제시하는 독특한 수행법이라고 규정하고, 중관, 유식, 여래장사상에서 그 사상적 기반을 검토하고 있음을 꼼꼼히 검토했다. 특히 역사적 사례로써 중국 사천성에서 활동했던 정중무상(680~756)과 고려 중기 이자현(1061~1125)이 소리를 관하는 수행법을 했다는 점을 밝히고, 중국 불긍거관음원, 낙산사 홍련암, 강화도 보문사, 남해 보리암 등 관음도량이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는 이유도 해조음(파도소리)을 청취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특히 조선후기 개운대성(1790 ~?)이 주석한 「정본능엄경」을 분석함으로써 능엄선이 조선후기까지 전해지고 있다는 점과, 도교의 수행체계까지도 흡수하고 있음을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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