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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살리려면…

기자명 장지현
민족의 화해와 통일의 염원을 싣고 동해를 오가는 금강산 뱃길에 파고(波高)가 높아지는 모양이다. 금강산 관광과 금강산 일원의 개발 독점권을 갖고 있는 현대아산이 계속되는 적자의 누적으로 이 사업의 지속성을 위협받기에 이른 것이다.

‘민족기업’이 되려는 현대의 야망과 그 기업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주요치적으로 삼으려는 현 정부의 의도도 ‘봉래호’,‘금강호’의 무한 추진력이 되기에는 어딘가 마땅치 않은 구석이 있는 것 같다.

무엇이 통일의 길목인 금강산 뱃길을 가로막는가. 장전항 해상 호텔에 카지노를 설치하면 부족한 현대의 금고가 메꿔질 것인가. 가뜩이나 현대와 정부가 ‘퍼주기식’으로 북을 끌어내 나라경제가 이지경이 되었다고 난리를 피우는 보수세력들에게 이 상황은 더 없는 조소거리가 될 것이다. 정부와 현대, 북한과 현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자못 궁금하다.

금강산 뱃길은 단순한 관광 사업이 아니라 통일사업이기에, 한 기업의 생존권 차원이 아닌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결코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금강산 관광 시스템이 흔들린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형성된 남북의 화해 기반이 취약하다는 증거일 것이고, 평화통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우리 민족이 짊어진 분열의 업보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자성의 계기도 될 것이다.

금강산 관광 중단 위기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측의 진지한 해결 노력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남한 정부나 현대는 경제 원리나 국민의 정서로 보아 더 이상 별다른 묘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폭정치를 내세우는 김국방위원장의 통 큰 결단에 다시금 기대를 걸어 보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애초에 과다 책정된 입산료 문제를 재조정해 주는 것이고, 북측 영해인 장전항 해상호텔의 카지노 문제도 앞장서 해결해 주는 것이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다면 겨우 정신을 추tm린 북한 경제는 다시금 탈진의 상태를 맞이할 것이다. 개성공단 조성은 물론, 경의선 복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측은 현대를 ‘민족기업’으로 추켜세우며, 현대에 대한 신뢰를 남한 정부에 대한 신의의 바탕으로 삼는다. 남한 정부 또한 현대의 금강산 관광 실패는 곧 대북 정책의 실패로 연결되어지기 때문에 이 기회에 다각적인 원인분석과 더불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통일의 첫 단추인 금강산 관광 사업이 올바로 정착되기 위하여 우리는 금강산 입구의 천년고찰인 신계사가 조속히 복원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정서에도 위배되는 카지노 개설보다는 민족의 정서를 자연스레 통합하고 빗나간 관광객들의 예상숫자를 자연스레 배가시키는 신계사 복원에 대한 사업성을 현대가 변죽만 울리지 말고 진지하게 검토해보기를 바란다.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산물인 카지노로 청정의 땅, 금강산을 오염시키기보다는 민족합작, 민족통합사업을 통하여 어떤 상황에도 금강산 뱃길을 회향할 수 없게 그 퇴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신계사 복원 문제는 불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통일사업의 일환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이 물 속이 아닌, 금강산 자락에 확실하게 뿌리를 내리는 사업이다. 불교는 이미 이 부분에 관하여 여러 차례 북측과 협의하고 합의서까지 교환했던 만큼 금강산 개발의 독점권을 가진 현대와 허가권을 가진 정부가 서둘러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법기보살의 주처인 금강산에 불자들이 찾아가 예불을 올렸다고 해서 비싼 벌금을 물리는 마당에 어찌 두 번 세 번 발길을 들여놓을 수 있겠는가.

관광사업의 성패는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백 번 실패하고 만다는 사실을 똑똑한‘현대맨’들이 확철대오하기를 바란다.



장 지 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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