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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 교육원을 살리자

기자명 이학종


보육교사에 대해 들어보셨을 줄 압니다. 보육교사란 유아 교육을 담당하는 어린이집 등에서 근무하는 교사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의 인가를 받은 보육교사교육원에서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후 교사자격을 획득한 전문인력들입니다. 다 알고 계시리라 믿지만, 자녀교육에 있어 유아 시절의 교육이 갖는 중요성은 따로 설명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린 시절 교사의 한마디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은 그만큼 절대적인 것이지요.

자녀를 어린이집 등의 시설에 보낸 경험이 있거나 현재 보내고 있는 분들은 익히 알고 계시겠지만, 특정종교에서 설립한 시설이 아닌데도 지나치게 특정 종교의 색깔을 드러내는 곳이 많습니다. 어느 날 문득 자녀가 밥상 앞에서 감사의 기도문을 외우는 것을 보고 놀랐다는 이야기는 절집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아닐 정도니까요. 항의도 해보고 다른 시설을 찾아보기도 하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는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한 전도행위는 잘못이라고 따져보지만 내 목청만 아플 뿐입니다. 기독교에서 설립한 시설도 아닌데 어째서 아이들에게 기도를 시키느냐는 항의도 일시적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은 못 됩니다.

도대체 어린이집이나 놀이방에서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을까요. 거기엔 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에는 전국적으로 88소의 보육교사교육원이 있습니다. 대학부설 교육원이 33개소이고, 나머지 50여 개 시설은 대부분 개신교와 가톨릭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대학부설 기관도 그 실상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화대, 숭실대, 성신대, 서강대, 명지대 등 상당수가 기독교계 재단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나라의 보육교사교육원의 대부분이 기독교계에서 운영하거나 그 영향권내에 있는 시설인 셈이지요. 기독교의 영향을 받는 시설에서 교육을 받은 교사들이 어느 시설에서 일하든 기독교적 교육을 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겠습니까.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불교계에 하나 밖에 없는 보육교사 교육시설 ‘중앙승가대 보육교사교육원’이 현재 큰 어려움에 놓여 있습니다. 정원이 200명인데 불과 50여명만이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부득이 학교측에서는 마지막 수단으로 동문이며 강원도에서 어린이 포교의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자용 스님에게 보육교사교육원을 맡기기에 이르렀습니다. 요즘 자용 스님은 직접 포스터를 만들어 각 절을 돌아다니며 불자들이 보육교사교육원에 입학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다른 스님들이 안거에 든 이 순간에도 ‘신입생 100명을 확보해야 교육원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화두로 삼아 길거리서 안거정진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언필칭 2000만 불자요, 인구조사에서도 1000만이 넘는 신자를 확보하고 있는 불교가 정원 200명의 보육교사교육원 1개소도 살리지 못한다면 말이 되겠습니까. 종단과 사찰, 불자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중앙승가대 보육교사교육원 교학과(02-929-5004, 926-9083).


이학종 기자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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