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색 짙은 구호 대신,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다소 서정적인 제목이 붙은 이 봉축열차는 어린아이서부터 70대 노년층까지 타본 이들은 모두 좋아라하는 도시의 명물이 되었다. 굳이 불교에 애정이 없어도, 한국불교의 ‘佛’자도 알 바 없는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온 몸으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이 봉축열차를 그러나 무척 싫어하는 이들이 있다. 늘, 한국인이라고 믿기 어려울만큼 전통문화 귀한 줄도 모르고 같은 반도 안에서 피를 나누고 살을 맞대고 살고 있다는 의식조차 느껴지지 않는, 도무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한, 아니면 저 머나먼 황량한 사막에서 방금 날아온 듯이 행동하는 그들은 봉축열차가 마련되었다는 소식이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자마자 도시철도공사 홈피 게시판에 불만에 가득 찬 비난성 글을 올렸었다. 또 그들을 대표하는 단체의 수장 중 한 명은 최근 정부의 고위인사에게 봉축열차를 두고 유감을 표명했다고 한다.
지금 봉축열차를 운행하고 있는 도시철도공사가 지난해 말, 크리스마스시즌이라고 해서 산타열차를 역시 ‘사상 처음으로’ 운행했을 때 그들처럼 행동한 불자는 없었다. 불자들과 비교되는 그들의 모습에서 기자는 불안함과 초조함이 뒤범벅 된 신경쇠약증을 읽는다.
김민경 기자
mkki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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