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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밝혀 ‘공덕’, 소속감도 ‘쑥쑥’

기자명 남수연
  • 교계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인등(引燈)’에 관한 몇 가지 궁금증

‘인등(引燈)’의 사전적 의미는 ‘불전에 등불을 켜는 것을 말함. 장등이라고도 한다’이다. 그러나 사찰에서 인등은 단순히 등불을 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인등은 불전에 등을 공양함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을 늘 가까이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동시에 사찰에 매달 고정적인 재정지원을 하는 적극적인 형태의 신행수단이 되고있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인가=인등은 불전에 놓는 작은 등불이다. 등의 모양은 주로 호롱이나 불상, 연꽃 형태이지만 사찰마다 차이가 있다. 등불 앞에는 공양 올린 불자의 이름이 적힌 카드가 놓이게 된다. 등은 낮밤으로 꺼지지 않고 불을 밝히는데, 인등을 밝히는 동안은 사찰에서 동참불자에 대한 축원을 올려준다. 즉 인등은 불전에 등을 밝혀 등 공양의 공덕행을 실천하고 사찰에 재정을 후원하는 교계만의 독특한 형식인 셈이다.

어디서 유래했나= 인등은 ‘빈자일등’의 일화로부터 유래한다.

가난한 노파가 부처님께 공양한 작은 등이 거센 바람에도 꺼지지 않고 어떤 큰 등보다도 더 밝게 빛났다는 이 일화는 부처님께 공양할 때 지극한 정성을 다하는 공덕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깨우쳐 주고 있다. 동국대 불교대학원장 보광 스님은 “빈자일등에서 유래한 인등의 전통은 법당 앞에 석등을 밝히는 형태로 이어져 왔다”며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인등문화가 등장한 것은 1970년대 즈음”이라고 말했다. 인등을 밝히는 형태는 바뀌었지만 부처님께 등공양을 올리는 전통만큼은 불교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밝히나=인등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부처님 전에 낮밤으로 등을 밝혀 늘 부처님의 가르침에 가까이 하겠다는 뜻이며 또 하나는 사찰 신도의 일원으로 소속되어 꾸준한 신행활동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요즘에는 후자의 의미가 강조되는 분위기다. 사찰에서는 인등을 통해 체계적인 신도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광 스님은 “인등은 사찰의 소속 불자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며 “매달 일정한 액수로 납부하는 인등비는 사찰의 기본적인 수입원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찰 소속 신도로서 원만한 사찰 운영을 위해 납부하는 최소한의 ‘회비’가 되는 것이 인등의 기능적 역할로 정착되고 있는 셈이다. 보광 스님은 “인등은 전통적인 신행 형태의 하나인 등공양이 근대 사찰의 체계적인 신도 관리 형식과 결합해 탄생한 새로운 신행 문화의 하나”라며 “신도는 부처님께 등공양을 올리는 인등 불사 동참을 통해 사찰 신도로서 소속감을 가질 수 있으며, 사찰은 정확한 신도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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