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의 전모 밝혀주는 358일 동안의 일기'
'정화의 전모 밝혀주는 358일 동안의 일기'
  • 법보신문
  • 승인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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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승단정화사
도광스님의 놀라운 집념 43년만에 결실
미공개 사진·신문자료 등 중요자료 망라

근현대불교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되는 50년대 중반기의 불교계 정화운동. 그러나 불과 40여년전에 발생한 사건이며, 직접 정화에 참여했던 당사자들이 상당수 생존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시의 정황이나 기억을 입증시킬만한 마땅한 자료가 없어 공식적인 사료로 정리되지 못해온 정화운동이 정화당시 정황을 일기쓰듯 꼼꼼히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긴 한 스님의 놀라운 집념으로 그 실체를 드러냈다. 정화의 기록을 편찬하는 `위업'을 마무리하고 7번째 교정을 보다가 지난 9월 30일 홀연히 입적한 민도광(閔道光)스님이 그 주인공. 도광 스님의 상좌들은 최근 《한국불교승단정화사(韓國佛敎僧團淨化史)》를 펴내고 스승의 유지를 받들어 지난 11월 17일 49재와 발간법회를 봉행하고 이 날을 기해 정화운동에 관련이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책은 도광스님의 유지에 따라 비매품으로 7백권만 발간했다.

이 책에는 정화대책위원회의 서기를 맡았던 도광 스님이 당시로는 드물게 직접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사건현장을 촬영하고 각종 회의를 참관하며 1954년8월 24일 부터 1955년 8월 16일까지 12개월 3백58일간의 정화운동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됐던 시기의 정황을 적은 기록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고스란히 실려있다. `정화일지(淨化日誌)'라는 이름으로 쓰여진 이 기록들은 당시 정화에 참여했던 노스님들의 막연하고도 흐릿한 기억과 당시의 신문자료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왔던 정화의 실상과 전모를 생생하게 전해주는 귀중한 자료다. 정화자료와 함께 도광스님이 직접 찍거나 수집한 미공개 사진자료들도 이번 정화사에서 대거 공개돼 이 책의 가치를 한층 돋보이게 하고 있다.

1954년 8월 24일 전국비구승대표자대회부터 날짜별로 일기식으로 정리했고,당시의 정황이 일간신문에 보도됐을 경우 신문자료도 함께 게재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비롯 서울신문, 자유신문, 대한일보, 한국일보, 경향신문,평화신문, 국제신문, 부산일보, 연합신문, 대한행정신문, 대전일보, 신문의신문, 국도신문, 전북일보, 정경민보 등 당시의 주요 신문들에 게재된 정화관련 기사가 빠짐없이 스크랩돼 자료의 객관성을 높여주고 있다. 도광 스님은 일부 신문에서 정화에 관련한 보도를 분열 또는 대립으로 표현한 경우에는 비판적인 논평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 책에는 △불교정화통계표 △1954년 연중행사 통계표 △불교정화운동회의기록(8회) △이승만 대통령 정화유시문(4차) △정화대표 경무대 방문 기록(4회) △전국비구승대표자대회 종헌 제정위원, 대책위원, 종회의원 명단 △비구 대처 양측간 회견기록(4회) △각종 사찰정화대책위원회 회의록 △이불화거사의 `조계종 원류'전문 △불교소송사건 참고자료집 등 각종 정화운동 자료와 관련자료가 망라돼 있다.

도광 스님은 편찬후기에서 "이 자료가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당시로서는 이 이상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면서 "그 후 효봉 동산 청담 지효구산 스님 등을 만나뵐 때마다 정화사 편찬에 대한 재촉을 들어오다가 그 분들이 열반에 든 후에야 43년간 보관해 오던 자료를 정리해 편찬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현 조계종 종정이며 정화운동에 직접 참여했던 월하 스님은 "이 책으로 정화의 전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납자들은 이 책을 상세히 읽어보고 정화정신에 입각하여 새로 세운 조계종을 부종수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정화에 직접 참여했던 봉암사 조실 범룡 스님은 "정화사가 도광 스님의 원력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감격스러운 일"이라며 "이 정화일지는가히 임란의 <난중일기>에 견줄만 하다"고 평가했다. 석주 스님은 "역사기록들이란 사후에 어리어차 수집하여 모아놓은 것들이라, 실록도 있으나 야사도 있어서 본시 갑론을박하게 마련이나 이 승단정화일지는 40여년전 그 때그 현실을 날마다 같은 생활 속에서 실전을 겪으면서 기록하고 현재까지 보유한 자료의 편집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국불교승단정화사 편찬추진위원회, 비매품, 8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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