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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세계문화유산의 명암

기자명 공종원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우리나라의 3개의 문화 유산이 지난 연말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정식 등록됐다. 우리 문화재가 우수하고 독창적인 점만이 아니라 특출하고 보편적인 가치가 인정되어 인류공동의 유산으로 보존 관리된다는 점이 한국인으로서는 너무나 감격적이기도 하다. 우리의 문화국가로서의 지위와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이 고양된 계기로서 이 이상의 기회는 전에 없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우리 문화재의 세계유산 등록이 기쁘면서도 그런 기쁨을 스스로 자랑하고 키울줄 모르는 우리의 못난 모습이 불현듯 떠올라 웬지 서글픈 마음도 커진다.

우선 이번에 우리나라 문화유산 3건이 세계유산으로 처음 등록되고 있지만 기실 전세계적으로 보면 이미 문화유산 3백 26건, 자연유산 98건, 복합유산 16건등 모두 1백개국의 4백40건이 등록되어 있다는 점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우리가 이제 겨우 3건의 문화유산을 세계유산협약에 등록하고 있는 것이 자랑이 아니라 망신이라는 느낌마저 드는 것이다. 세계유산 및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이 유네스코에서 채택된 것이 1972년이고 그에 따라 이미 75년에는 협약이 발효했으며 이미 1백42개국이 가입한 판인데 어찌하여 우리나라는 겨우 1988년에 가서야 비로소 여기에 가입하고 이제 첫 유산등록을 성공시키고 있다는 이야기인지 너무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그런 형편이니 인도가 이미 21건, 프랑스가 20건, 미국이 17건, 독일이 15건, 중국과 영국이 14건씩의 유산등록을 마치고 있다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무능과 무성의와 무관심이 너무도 부끄러울 따름이다. 더욱이 아시아 권에서만도 인도와 중국이외에도 일본 5건,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각각 4건씩, 필리핀과 베트남 조차 이미 2건씩 등록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고서는 우리가 경제대국이며 문화대국을 운위할 자격이 과연 있는지 탄식하게 될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유의할 것은 그나마 우리의 문화재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3건중 2건이 불교 문화재라는 점이다. 불국사와 석굴암, 해인사와 대장경판등 불교문화재의 우수성이 재확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땅의 불교와 불교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재확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불교문화재 이외의 문화재로는 종묘가 지정되었는데 이또한 유교를 바탕으로 한 종교문화재라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종교문화재는 단지 종교인들의 성보에 그치지않고 바로 국가적 문화유산이기에 그 보전에는 종교의 장벽을 넘는 전체 국민의 관심이 절실하다.

동시에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우리가 세계유산 등록에는 뒤늦었고 또 3건으로 부진한 성과를 올렸지만 이제부터라도 더욱 많은 우리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등록하는 열의를 보여야한다는 것이다. 인도의 경우 83년에 4건, 84년에 2건, 85년에 3건, 86년에 4건, 87년에 4건, 88년에 1건, 89년에 1건, 93년에 2건등 꾸준히 유산 등록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유의할 필요도 있다.

특히 우리의 경우는 문화유산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에 못잖게 자연유산도 우수하고 독특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설악산과 한라산을 비롯한 산과 한려수도와 제주등의 바다의 경치도 등록하도록 정부의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기대된다.

그리고 더 유의할 것은 우리의 문화와 자연은 우리의 사랑과 보전 노력이 전제되어야 온전히 계승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자랑스런 유산도 감추고 있기만해서는 안되며 널리 세계사람에게 자랑하고 알려야 그 가치가 드러나고 우리의 이익도 된다는 점일 것이다.


공종원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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