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한 내용을 살펴보면 노선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 이외의 내용은 대부분이 시공사에 유리하게 치우쳐 있다. 북한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사패산 구간의 공사는 일단 중단하기로 했지만 다른 구간의 공사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점과 사패산 관통도로를 저지하기 위해 설치한 철마선원 역시 불교계 스스로 자진 철거하겠다는 점은 불교계가 관통도로 저지를 포기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갖게 하기까지 한다. 그런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패산 구간과 이어진 수락산, 불암산 구간을 함께 우회하는 도로의 건설은 고려해 볼만 하지만 사패산 구간만을 피해 가는 도로 건설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 내용에 서명한 불교 지도자들은 연말까지 정치계를 비롯한 각계에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알려 관통도로를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시공사는 올 연말까지 불교계와 별다른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내년 초 관통도로 건설을 강행할 것이며 사패산 이외의 구간에서는 공사를 속개하겠다는 의지마저 일간 언론를 통해 선전하고 있다.
불교계가 북한산 관통도로 저지의 원력을 원만하게 회향하기 위해서는 이번 합의의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북한산 관통도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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