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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을 지키자

기자명 법보신문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이 위기에 처해있다. 현재 조금 기울었고, 그냥 두면 계속 기운다는 것이다. 이런 출중한 세계적 문화재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산 전체가 문화재인 경주 남산은 어떤가. 줄줄이 석탑이요, 쳐다보면 불상이다. 봉우리, 저 골짜기 석탑과 불상 천 년 전 그대로 서 있어 오늘도 우리를 만난다.
뿌우연 안개 속에 우뚝 서 있는 정상의 석탑.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
사람의 손이 닿아 형성되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듯한 天然이다. 이런 불후의 유적들이 상처받고 있다. 걷어차이고 할퀴고 목이 부러지고… 이래서는 안 된다.
"오~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이래서 꿈도 꾸지 않던 4강까지 오르지 않았는가.못할 것이 없다.
축구도 좋지만 문화재를 살리자. 축구는 져도 다시 도전하면 되지만, 우리 소중한 문화재는 한 번 훼손되고 유실되면 더는 복원하고 찾을 수가 없다. 우리 민족의 혼, 우리 先人들의 피와 땀과 옹골진 힘과 승화된 정신이 이루어 낸 無上의 보 문화재를 왜 이처럼 소홀히 하는가. 바깥으로 한 번 눈을 돌려 보라.가까운 일본인들은 그들 문화재를 자신의 목숨처럼 아끼고 보존한다. 그런데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는 한국, 한국인들은 어떤가. 도적질해서 외국인들에게 팔아먹는다.
수많은 문화재가 미국으로, 일본으로, 유럽으로 넘어갔다. 남산의 불상들도 도굴꾼들에 의해 도적 맞았으리라. 남산은 신라인들의 성지였다. 신라인들은 佛國土를 남산에 건설하려 했고, 그들은 현재와 미래를 남산에 기댔다. 충담 스님은 해마다 3월3일과 9월9일에 차를 달여서 남산 三花嶺의 미륵세존께 공양을 올렸다.
충담 스님은 향가 '찬기파랑가’를 지었고, 景德王의 청에 의해 安民歌를 짓기도 했다. 남산은 왕과 왕비, 왕자와 공주, 여러 신하들도 수시로 올랐고, 백성들은 남산을 향해 경배했다. 이런 남산이 훼손되고 있다. 정부·정치인들은 아예 관심 밖인 듯 하다. 정쟁과 이해타산에 눈이 멀어 문화재 따위는 안 중에도 없는 듯 하다. 69조원인가 얼마인가의 천문학적 공적자금이 몰이배들의 뱃속으로 꿀꺽 넘어가 회수할 길이 없게 됐다한다. 회수할 길이 없으면, 그 천문학적 돈을 국민들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정치하는 자들은 절대로 그들의 잘못된 정책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물이 없어도 다리를 놓겠다고 한다. 그 자들이 정치인들이다’ 오죽하면 흐루시초프가 이런 말을 했겠는가. 올해 경주시의 문화재 관련 예산은 3억 원이라고 한다.
아무리 지방자치 단체의 재정의 열악하다 해도 경주시의 이러한 예산 편성은 정말 우리를 슬프게 한다. 경주시가 어딘가. 세계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온갖 진기하고 성스러운 문화재를 품고 있는 곳이 아닌가. 그러므로 마땅히 잘 보존할 의무가 있다. 겨우 3억 원으로 이런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말인가.
그들 관료들이 하는 행태는 참으로 가관이다. 경마장 따위를 유치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경마장 건설을 하기 위해, 그 부지를 조성하기 위해 땅을 파니 무수한 문화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여론에 떠밀려 중단했다.
이런 사람들이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으로 문화재 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와 정치인, 그리고 행정관료들은 각성하라. 시뻘건 충혈 된 눈을 씻고 문화재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라.

지현 스님(봉화 청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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