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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와 돼지 1,2,3」고이즈미 요시히로 지음 / 들녘

기자명 김민경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우리가 모두 돼지라고?

네칸 만화로 불교철학을 쉽게 풀어놓아 보자고 작정한 책이다. 욕심 많지만 귀엽고 얄미운 돼지들의 못말리는 행태를 통해서 불교식 깨달음을 문득 느끼게 하는 묘미가 있는 만화책이다.

그러나 만화책이라고는 해도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에게도 권하기가 망설여질 만큼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자못 심오하다. 잠깐 실험(?)을 해 보았더니 아이들에 따라서는 만화라는 이유만으로도 죽어라 읽어보려 하는 측과 몇 쪽 읽어보더니 휙 던져 버리는 녀석 등 반응이 여러 가지이다. 그러니까 어린이불자를 위한 선물로 무턱대고 사려하지 말고 아예 어른용 책이거니하고 구입하는게 낫다는 말이다.

내용은. 그런대로 재미있고 볼만했다. 만화라고해서 지나치게 기대치를 낮추고 대할 사람들의 뒤통수를 딱 치고 지나갈 만큼 그 안에 담긴 진가가 제법이다.

생노병사라든가 애별리고 등 불자들의 귀와 눈에 익은 사고팔고(四苦八苦) 등 대명제들, 불교사를 쥐락펴락했던 유명한 법거량들이 어처구니 없으리만치 재기발랄한, 경쾌한 선 처리의 만화로 표현되어 있다. 불교전반을 한눈에 알게 하는 교리서의 하나로 분류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그런 매력으로 인해서 일본에서만 150만부 이상 팔렸다고. 시원스레 답을 가르쳐 주지 않는 부처님과 삶의 진실을 찾아 우왕좌왕 하는 돼지들의 에피소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책 속 돼지들과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것이 이 책의 기획 의도인 듯. '현대철학과 심리학의 주요 이론이 알게 모르게 녹아들어 있어서 자아를 발견하고 사물의 본질을 바로 보는데도 특효가 있다’는 출판사 측의 주장이다. 1권의 제목은(주제를 암시한다) '우리는 모두 돼지’, 2권은 '있는 그대로 좋아’, 3권은 '아무 일도 아니야’.

지은이 고이즈미 요시히로 씨는 불교미술을 연구하다 동양철학에 흥미를 느껴 이 책을 내기에 이르렀다. 광고와 출판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그는"이 책은 종교 서적이 아니며 '나 자신’이나 '마음’, '사물을 보는 법’에 대해서 쓴 책이다"고 했다. 어쨋든 돼지코를 한 부처님을 만나게 하다니 얼마나 엉뚱한 발상인가.



김민경 기자
mkki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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