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사찰과 불교의 이미지를 널리, 그리고 강력하게 인지시키는 방법으로는 아무래도 사찰이 지역문화 창달의 주역이 되는 것일 겁니다. 사찰의 역사와 특성에 걸 맞는 축제를 벌이거나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하여 사찰과 서먹한 관계에 있던 주민들을 다시 사찰로 끌어들이려는 최근의 시도들은 이런 현상을 대변하는 좋은 예일 것입니다. 이런 흐름 때문인지 가을 정점에 접어들면서 지방의 유서 깊은 고찰들이 다투어 음악회를 개최했거나 개최를 앞두고 있습니다. 도시에 비해 턱없이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방 주민들에게 유명 가수들을 초청해 즐거운 축제를 여는 것은 참으로 고맙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역주민,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사찰음악회처럼 좋아하는 가수를 만날 좋은 기회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행사들이 지역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듣고 있고, 또 자연스럽게 관계를 돈독히 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으니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더 고려해야 할 문제는 각 사찰에서 벌이는 문화행사나 음악회가 언제까지나 기성 전문가나 전문가수들의 잔치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막대한 비용도 비용이지만, 진정한 지역축제는 그 지역에서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주민들이 참여하고 꾸밀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명 국악인이나 연예인, 성악가나 가수들이 꾸미는 축제는 순수한 의미의 지역축제일 수는 없습니다.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예인이나 아마추어이기는 하지만 주민·학생들이 참여하는 축제가 벌어질 때 명실상부하게 사찰과 지역주민이 어우러지는 축제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해마다 한 두 번씩은 부처님 도량에서 지역 주민들이 모여 축제를 벌이며 부처님을 찬탄하는 대동제가 전국의 도량에서 벌어진다면 이런 장관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따라서 내년부터는 사찰문화축제에 차츰 지역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계속될 때에 비로소 한 마을이 사찰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신앙공동체인, 그러니까 부처님의 품안에서 만 중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의 건설이 앞당겨지지 않겠습니까.
편집부장 이학종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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