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산대제’ 명칭 잘못됐다

기자명 이재형
지난 몇 년 전부터 천년고찰들을 중심으로 사찰 창건을 기리는 행사들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영축총림 통도사를 비롯해 은해사, 동화사, 고운사, 금산사, 갑사 등에서 산문을 처음 연 조사의 사상과 가르침을 기리기 위해 학술세미나, 산사음악회, 수계법회, 사경대회 등을 잇따라 열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행사는 ‘개산대재(開山大齋)’ 혹은 ‘개산대제(開山大祭)’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행사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의문을 품게 된다. 동일한 취지의 행사인데 왜 다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과연 이들 중 어느 것이 옳은 용어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산대제(祭)’는 잘못된 표현이고, ‘개산대재(齋)’가 정확한 표현이다. 천도재, 49재, 영산재 등과 마찬가지로 불교에서 행하는 모든 의식은 ‘제(祭)’가 아니라 ‘재(齋)’이기 때문이다. 중앙승가대 총장 종범 스님에 따르면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제(祭)’는 중국 유교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누군가를 추모하는 의미가 강하다.

반면에 ‘재(齋)’는 범어로 공양을 의미하는 ‘upavasata’의 번역어로 일정한 형식을 통해 공덕을 쌓고 몸과 마음을 닦는 행위를 지칭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齋)’는 단순한 추모의 차원을 넘어 수행과 깨달음을 이루겠다는 불교의 서원이 담겨 있는 참으로 불교적인 용어인 것이다. 이는 불교의 중도(中道)와 유교의 중용(中庸)이 언뜻 비슷하게 보여도 의미하는 바가 크게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좋은 취지로 열리는 행사들. 이제 그에 걸 맞는 정확한 용어의 사용이 필요한 때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