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런 일련의 행사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의문을 품게 된다. 동일한 취지의 행사인데 왜 다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과연 이들 중 어느 것이 옳은 용어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산대제(祭)’는 잘못된 표현이고, ‘개산대재(齋)’가 정확한 표현이다. 천도재, 49재, 영산재 등과 마찬가지로 불교에서 행하는 모든 의식은 ‘제(祭)’가 아니라 ‘재(齋)’이기 때문이다. 중앙승가대 총장 종범 스님에 따르면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제(祭)’는 중국 유교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누군가를 추모하는 의미가 강하다.
반면에 ‘재(齋)’는 범어로 공양을 의미하는 ‘upavasata’의 번역어로 일정한 형식을 통해 공덕을 쌓고 몸과 마음을 닦는 행위를 지칭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齋)’는 단순한 추모의 차원을 넘어 수행과 깨달음을 이루겠다는 불교의 서원이 담겨 있는 참으로 불교적인 용어인 것이다. 이는 불교의 중도(中道)와 유교의 중용(中庸)이 언뜻 비슷하게 보여도 의미하는 바가 크게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좋은 취지로 열리는 행사들. 이제 그에 걸 맞는 정확한 용어의 사용이 필요한 때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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