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지구촌은 날로 좁아지고 있고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크던 작던 지역과 종족을 넘어서서 그물과 같이 얽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므로써인류공동의 문제가 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불교가 불교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모든 나라의 불교가 서로 개방되고 이해되고, 그바탕 위에서 힘을 모아 공동선을 추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세미나의 주제가 비록 승가의 교육체계와 수행체계로 제한되어 있으나 각국불교의 특성을 이해하는 기초가 될 것이므로 세계불교의 공동선 추구에 장차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다만 이번의 세미나에 있어서 아쉬움이 있다면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와 네팔을 비롯해서 몽고와 베트남 등, 특색이 있는 중요한 나라의 불교가 논의되지않은 점이다.
한국불교는 전래된 이래, 선사(先師)들에 의해서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와,불교를 전해 준 중국의 불교에 대해서 꾸준히 연구한 결과 오늘과 같은 독자적인 승가교육체계와 수행체계를 세웠음은 두루 아는 사실이다. 한국불교에대해서 수행풍토가 강하고 학문의 전통이 결여되어 있다고 하는 견해가 없지않으나 이것은 한국불교의 특색이라고 할 사교입선(捨敎入禪)에 대한 후학(後學)들의 잘못된 인식이 원인이라고 본다. 우리가 교육을 하고 받는 것은실천궁행을 위해서이다. 때문에 한국불교를 선교일치(禪敎一致)라고 특징지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교학이 학문으로 남아 있기만 해서는 교육은 아무런 의의가 없는 것이다. 우리의 선사들이 사교입선과 선교일치를 교육과 수행의 지표로 삼은 것은 불교가 궁극적으로 실현해야 하는 인간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서 행동하는 승가를 세우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세미나가 제도적인 면에 치우쳐 교육과 수행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과 이념과 실천에 대해서 언급이 소홀한 점은 또 하나의 아쉬움이라고 할 것이다.
세미나의 취지문에서 "교학체계 또는 교학전통과 수행체계의 연구조사는 불교발전의 시금석이 된다"고 한 말은 음미해 보면 그러한 아쉬움을 더욱 강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왜냐하면 행동이 없는 한 발전도 퇴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번의 세미나가 계기가 되어 불교를 실천하는 교육과 수행에 초점을 둔 연구가 더 깊어지기를 바라며 또한 실제로 행동하는 불교운동에 불을 지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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