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화 상징' 틱낫한 스님 동행 취재기

기자명 안문옥

'화가 나면 크게 호흡하세요'

# '남북 가슴엔 평화 씨앗 있어'

'한국불교의 유구한 전통불교를 계승함과 동시에 세계인들에 한국전통불교문화를 널리 알리어 그 뜻이 전 세계에 전해지기 바랍니다.'

세계적인 고승으로 알려진 틱낫한 스님이 지난 3월 19일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했다. 틱낫한 스님과 17명의 수도승들은 견지동 조계사에 도착해 대웅전에 들러 삼배를 올린 뒤 법장 스님 및 조계사 스님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불교의 전통문화를 높이 평가했다.

법장 스님은 틱낫한 스님을 맞은 자리에서 '평화운동가이자 수행자인 스님에게서 진정한 수행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스님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이에 틱낫한 스님은 '정토(淨土)가 바로 이곳이며, 여기가 정토가 아니라면 그 어디에도 정토는 없다'며 '한국불교의 전통을 이어온 조계종 역대 선사들께도 인사 드린다'고 화답했다.

이어 틱낫한 스님의 제자들은 반야심경에 곡을 붙여 만든 영어 노래를 약 5분간 불러 다함께 고요한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가졌다. 법장 스님은 눈을 감고 합장하며 반야심경 노래를 들은 뒤 '한국의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기도,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기도라고 생각해 더욱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틱낫한 스님의 두 손을 잡았다.

참여불교를 주창하고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운동가이자 시인, 수행자인 틱낫한 스님은 3월 18일부터 한국에서의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스님은 18일 오전 9시에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하나의 민족이 반으로 갈라져 서로 총을 겨누고 있는 현실에 대해 '남북한 주민 모두의 가슴에는 형제애라는 씨앗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 씨앗에 물을 주어야만이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후 스님은 오후 3시 30분부터 6시까지 특별 심포지움 '내 안의 평화, 세계의 평화'를 주제로 강연했다. 여의도 국회위원회관 1층 대강당에서 이뤄진 심포지움에서 '내 안의 평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는 내용으로 강연을 갖고 국회의사당 잔디밭을 걸으며 걷기명상을 실천하기도 했다.

19일 오후 '전쟁문화 속에서 종교의 영성' 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진 틱낫한 스님은 '의사소통이 자유로울 때 '전쟁'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며 대화의 중요성을 말했다.

20일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화'를 주제로 첫 강연을 가진 틱낫한 스님은 남북에 대해 '가슴에 '화'와 '두려움'이 가득하면 진정한 대화는 이루어 질 수 없다'며 '한 핏줄, 한 어머니에게서 난 형제애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틱낫한 스님은 깨어있음, 마음챙김 (Mindfulness)에 대한 구체적인 생활 수행법에 대해 강연했다.



# '깨어 있어라' 수행 강조

'인생의 한 순간에도 행복과 불행은 교차합니다. 그러나 정신을 집중하고 지금하고 있는 행동 그 자체에 집중한다면 행복은 점점 가까이 다가옵니다.'

3월 16일 환경재단과 명진출판사의 초청으로 방한한 틱낫한 스님(77·사진)은 '수행은 멀리 떨어진 외부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자신의 마음 관찰을 통해 순간순간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소를 하면서, 설거지를 하면서, 밥을 먹으면서, 길을 걸으며 책을 읽으면서도 '호흡과 걷기'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흡 수행은 마음을 가라앉힌 상태에서 그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 뿐, 다른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한 스님은 생활 속 수행 방법에 대해 호흡과 걷기를 통한 '마음 챙김'을 설명했다.

'손을 배에다 대고 호흡에 따라 배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을 집중해서 느끼고 고요한 마음상태에서 몸의 일부분을 느끼며 그곳에 미소를 보내면 그것이 곧 호흡 수행입니다.'

걷기 수행에 대해서도 스님은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한 걸음에 한번의 호흡, 혹은 두 세 걸음에 한번의 호흡으로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걸으며 걸음걸이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되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틱낫한 스님은 '호흡 수행'과 '걷기 수행'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게 되면 바로 그것이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수행이요, 깨어있는 마음,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고 말했다. 곧 깨어있는 마음, 마음챙김은 내 안에서 일어나는 '두려움'과 '화', '분노' 등 자비의 에너지를 억제하는 힘을 다스릴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