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법문 - 禪 지도에 현지인 발길 ‘북적’
이처럼 대부분의 한국사찰이 해외 현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독일의 ‘베를린 국제선원’은 현지 정착에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92년 홍법원이란 이름으로 독일 포교에 나선 이곳은 97년 현 주지 성도(性度) 스님이 이끌기 시작하면서 현지화 지수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묵언-참선 등 수행 강조
‘베를린 국제선원’은 98년 12월 베를린 시내의 현 소재지로 이전하면서 바꾼 이름. 100평 규모의 국제선원은 이때부터 법회를 영어로 진행하고 독일어 통시통역을 실시하면서 독일인들과 영어 문화권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국제선원은 98년 12월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7시∼8시 묵언 참선, 목요일 오후 7시∼8시 법문 및 참선, 일요일 오전 6시∼8시 참선, 일요일 오전 10시 사시예불과 108배 기도 등의 수행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또 매월 한차례씩 3일간 용맹정진을 하고, 2000년부터는 매년 두 차례에 걸쳐 10일간 1만배 기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1만배 기도 때에는 진언 염송도 겸해 서구인들로 하여금 새로운 수행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성도 스님은 “독일인 뿐만 아니라 이웃한 여러 나라에서 선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고 베를린 국제선원의 현황을 소개했다.
이처럼 직접 참여하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깨달아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현지 언어로 법문을 하면서 선원을 현지인들이 찾는 도량으로 일군 스님의 역할이 현지화에 성공하는 첫 번째 요인이기도 하다.
국제선원은 이런 열기를 바탕으로 2000년 2월 합법적인 정관을 마련하고 국세청과의 협약을 통해 기부금과 모든 경비의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익단체 사찰로 거듭나게 됐다. 이에 따라 판사를 비롯해 변호사, 검사, 의사, 교수 등이 신도로 등록, 수행에 매진할 정도로 독일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찰로 성장했다. 또 현재 150명의 등록신도 외에도 외국인과 교포 등 비등록 신도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다국적 수행자 운집에 언론 호평
이와관련 현 쿠어터 회장(연방정부 판사)에 앞서 제1대 신도회장을 역임했던 헤르만 로젠버거는 2000년 9월 정기총회에서 “그동안의 노력으로 국제선원이 독일에 한국 선불교를 전파하는 도량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하고 신도들의 정진으로 도량을 더욱 발전시켜 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또 현지 언론은 “국제선원의 엄격한 규율에도 불구하고 독일인을 비롯해 영국, 미국, 폴란드, 이태리인 등 다국적 수행자가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수행처”라며 독일사회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국제선원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현지화에 성공하며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국제선원은 5월 31일부터 시작된 1만배 정진 법회 회향 후 도량 증축을 위한 불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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