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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이상 낳아 잘 기르자

기자명 문병호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산아제한을 정부가 독려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다음엔 둘도 많다며 하나 낳기를 권장했다. 생각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어리석은 정책이 40여년 계속되었다. 그 결과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의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란 추계가 나왔다.

뒤늦게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가 산아제한 가족정책을 출산장려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단 형성된 출산기피 풍조가 이른 시일 내 시정될지 걱정이다.

만일 여기서 출산감소 현상을 반대로 돌리지 못하고 여러 산업화 선진국의 전철을 따라 간다면 한국은 세계사상 가장 빨리 청년국에서 노인국으로 전환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자명하다. 단기적으로는 쇠퇴고 장기적으로는 소멸이다.

한 가정이나, 집단이나, 국가나, 인류공동체나, 규모의 차이에 따른 차원과 질의 격차가 있긴 하지만 근본에서의 구성 및 작동원리는 같다. 그런 원리 가운데 하나는 ' 수가 늘면 흥하고 수가 줄면 망한다 '이다. 질이 높으면 융성하고 낮으면 쇠한다. 한번 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면 매사가 잘되는 쪽으로 상승효과를 내지만 반대로 안 되는 쪽으로 잡히면 일마다 안 되는 방향으로 악순환 한다.

인구가 늘면 소비가 활발해 진다.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도 는다. 생산이 늘면 소득도 증가한다.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더 늘어난다. 당연히 사회에 활기가 넘치고 창조, 발명의 경쟁이 일어난다.

특별한 연구가 없어도 누구나 일상에서 보고 느끼는 상황이고 교훈이다. 그런데도 개인, 가족 차원을 넘어 지역이나 국가처럼 규모가 커지면 이처럼 다 알만한 당연한 원리를 대부분이 얼른 깨닫지 못한다. 그런 결과 어리석은 정책을 채택했다가 돌이키기 어려운 실패를 자초하는 일이 역사상 흔하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강대국 대부분이 바로 인구정책 실패로 쇠퇴의 길을 걸었다. 프랑스의 경우 프랑스혁명을 계기로 인권의식이 높아지고 자유 향락 풍조가 풍미하면서 여성들의 출산기피가 일반화되었다. 그 결과 생산, 소비력 저하에 따른 경제의 쇠퇴가 국력의 저하로 이어졌다. 결국엔 경쟁국가와의 대결에서 패배해 유럽문명의 주도권을 잃었다.

2차 대전 이후 강력한 출산장려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미 프랑스의 시대는 지나갔다. 다음으로 등장한 영국과 독일도 프랑스와 비슷한 패턴을 밟았다. 경제발전이 어느 단계를 넘어서자 인생을 즐기자는 쪽으로 사회분위기가 바뀌고 그것은 곧바로 여성의 출산력 감소로 나타나 30여 년 후 국력의 쇠퇴를 자초하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이웃 일본도 마찬가지여서 이대로라면 50년쯤 후에는 일본인구가 한국보다 줄어들 것이란 추계다. 이미 노인국이 된 일본은 활력을 잃고 장기적으로 부활이 어려우리라는 비관이 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경제적으로 선진국이 되었으면서도 인구감소를 겪지 않은 유일한 예외는 세계패권을 쥔 이민국가 미국뿐이다.

미국은 자체 출산력은 다른 선진국과 비슷하게 낮으나 세계 전역에서 자국의 자원으로 교육을 받은 고급인력이 경쟁적으로 유입을 희망하기 때문에 인구가 늘고 인구의 질이 높아지면 경제성장과 사회활력이 지속되는 선순환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한 국가 내 지역 간에도 마찬가지다. 요즘 농촌지역은 거의 예외 없이 인구감소에 따른 쇠퇴의 고민을 안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자체 출산 아니면 미국처럼 외부 유입이다. 그중 자체출산을 통해 인구의 질을 높이면서 수를 늘려가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부가 셋 이상의 자녀를 낳도록 하는 것밖에 없다. 부부가 둘만을 낳으면 장기적으로는 인구가 줄어든다.

셋 이상 아이를 둔 가정에 파격적인 지원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자.

문병호 (중앙일보 J&P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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