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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불교출판' 살길 없나

'불자=책맹' 극복부터

일반 출판사에서 출간한 달라이라마와 틱낫한 스님 등 해외 유명 스님의 서적이 베스트셀러 코너를 장식, 불교 관련 서적 붐이 형성됨에도 불구하고 불교 출판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달라이라마와 틱낫한 스님의 서적들이 각종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알려진 일. 일반 출판사에서 출판한 『화』(명진 출판사)는 현재 51쇄를 넘어 26만 부 판매를 기록하고 있고, 『달라이라마의 행복론』(김영사)은 출간한지 1년이 됐지만 출판협회와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서 집계한 2002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종합 7위에 들며 현재 30만 부의 판매를 보이고 있다.

불교를 소재로 한 일반 출판사 출간 서적이 잘 팔리는 이런 상황은 시대적 흐름이자 요청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화』를 낸 명진출판사는 명상과 뉴에이지는 문화적 대세로 파악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틱낫한 스님의 책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외에도 성철 스님의 『이뭐꼬』와 『성철스님 시봉이야기』를 펴낸 김영사는 '불교 관련 서적들이 느림이나 마음의 위안을 찾는 대중의 코드와 잘 맞은 것'이라며 '불교관련 다른 서적들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문학의 부흥이라는 현 시기와 맞물려 불교 서적이 대중의 요구에 부합하는 바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불교와 스님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끼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전문 출판사들은 이와 대조적으로 여전히 침체 국면에 빠져 있다.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매년 출간하는 불교 서적수는 98년 260권에서 2001년 137권으로 3년만에 절반 가량 줄었다. IMF 경기 회복 이후 판매 부수도 크게 변화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 일반 대형서점의 불교서적 코너도 출간된 불교 서적수가 줄은 것에 비례해 불교서적 책꽂이 수가 크게 줄어 구석진 곳에 처박혀 있는 실정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기독교 전문 서점 수는 늘고 있고 대형 서점에서도 기독교 서적코너는 넓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마케팅연구소에서 펴낸 『책의 현장 2001』에서는 97년부터 2000년까지 교보문고의 도서 판매 동향을 소개했는데 이 가운데 종교 부분은 IMF와 관계없이 해마다 판매권수가 증가했다.

이러한 불교 출판의 그늘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꼽히고 있다. 소재의 개발 가능성이 일반출판사들을 통해 충분히 검증되었음에도 대중을 파고드는 기획력의 부족으로 불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론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 학술도서 등에 포함이 돼있는 등 교계 출판 서적의 질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사보는 불자들이 적다는 것이 관계자들이 꼽는 문제점이다. 또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불교 서적에 불자들이 관심을 가지게 됨으로써 체계적 불교 교리와 신행과는 거리가 먼 겉핥기 식의 불교이해에 그치게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선림 기자 kn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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