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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의 원인과 대안

'판매망 늘리고 '포교'치중서 벗어나야'

불교 출판계가 타종교와 비교해 침체상황에 빠져있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꼽힌다. 우선 불교출판사 자체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불교계 출판사는 규모 면에서 일반 출판사와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영세하다. 책을 만드는데 출판사의 규모가 얼마나 중요한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규모에서 차이가 나면 기획 인력의 부족, 편집과 디자인의 참신성 문제, 광고력의 한계 등이 일반 출판사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 불교 서적을 만드는데 있어서 목적을 '포교'에만 치중하다보니 좀더 독자를 끌어 모을 수 있는 대중적 소재나 기획에 대해 처음부터 벽을 쌓아놓는 경향도 지적된다. 불서 총판 운주사의 김시열 과장은 '불교 관련 베스트셀러들이 적은 것은 時流를 읽지 못하고 '불교'라는 틀에 너무 얽매여 대중적 접근성이 높은 책을 낮게 평가하는 등 스스로 벽을 만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스님과 불자들이 책을 읽지 않는 현실이다. 선을 중시하는 풍토와 '불립문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 때문에 책을 읽고 공부하지 않아도 깨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만연해 타종교인에 비해 교리 공부에 소홀하다. 스님들 자신이 책을 보지 않기 때문에 신도들에게 책을 추천하고 권하는 경우도 좀처럼 없다.

또 젊은 불자층이 적은 불교인구의 노령화도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불교계의 주요 신도층이 책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청장년층 비중이 적고 대신 중년 이상의 불자가 많은 현실은 노안과 집중력 저하, 기도 중심의 신행 등으로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경향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들을 넘어서 교계 출판이 발전할 수 있는 대안들은 무엇일까. 윤창화 민족사 사장은 '출판사 대표 모임보다는 편집인 모임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즉 일반출판사들의 불교계 공략이 다양해지고 많아진 시점에서 공동 노력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윤창화 사장은 '공동 창고를 사용하면 비용도 절감되고 배달사고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규모가 작은 한 출판사에서 만들기 어려운 달라이라마 등의 외국에서 검증된 좋은 불교서적을 협의회 단위에서 출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운주사의 김시열 과장은 '베스트셀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불교 서적은 대형서점보다 해인사, 월정사 등 큰 전통사찰 내 서점에서 더 많이 팔린다'며 '유동인구가 많은 사찰에서 서점을 설치하는 것은 재원마련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교계 출판사들의 판로가 넓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찰을 방문한 사람들이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불교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단순한 구경만이 아니라 뭔가 배우고 얻어가려는 생각이 있어 불교 서적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불교 서적을 판매하고 있는 종합 서점 부산 영광도서의 김영환 사장은 '판매하는 입장에서 보면 불교서적이 예전에 비해 판형이나 디자인이 세련돼졌으나 아직도 옛날 식을 고집하는 곳도 있는데 연령이 높은 독자들을 위해 활자를 보통보다 한 호씩 크게 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학술서적 등 대중성은 높지 않지만 불교학 발전을 위해 꼭 발간되어야 할 책의 경우에는 종단에서 권장 도서로 선정해 주거나 발간 비용을 일부 부담하는 등의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공선림 기자 kn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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