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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도박사태 “정화 계기 삼자” 여론

기자명 김태형

“사찰 운영위 실질가동 장치 마련해야”

일부 스님들의 도박 등 파계문제가 사회적으로 비화된 것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95년 소쩍새마을 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석하게 했을때 교계 내부에서는 이 기회를 승단 정화의 계기로 삼자는 여론이 고조되었다. 소쩍새 사건 말고도 사소한 여러 사건이 발생할 때 이같은
`구호성'의 자성의 목소리는 계속됐다. 96년 8월 조계종 종정 월하스님은 96년도 상반기 종무보고 자리에서“은처승과 도박승을 척결하라”고 총무원장 월주스님에게 주문한 일도 있다. 당시 조계종총무원에서 은처승과 도박승에 대한 조사가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사후 처리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결국 사태는 11명의 스님이 구속되고 사회적인 지탄으로 이어진 이번 사건으로 비화된 것이다.
이번 승려도박사건이 터지자 교계에서는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미 일부스님들의 도박은 단순한 심심풀이에서 상습적인 형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만연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새불교 운동전국승가회는 8월 17일 성명을 통해 “종단 주변에서 스님들의 도박에 대한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았고 이 점을 총무원에서 분명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지적한바 있다. 심지어 검찰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 100여명의 스님들을 내사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떠돌았던 점을 상기해 본다면 스님들의 도박이 결코 일회성의 우발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대변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승가·재가단체에서 비난의 화살을 집중적으로 퍼붓고 있는 곳이 바로 조계종 총무원이다. 이는 앞서 지적한바와 같이 이미 오래전 부터 도박승에 대한 정보와 내사를 진행해놓고 `쉬쉬'했던 우유부단함과 자정노력 부족이 가져온 결과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자정을 통해 이미 오래전에 해결됐을 문제를 왜 지금까지 끌고 오다가 이처럼 호된 여론의 질책과 비난을 받아야 했는지 의문이 아닐수 없다.

또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조계종 총무원에서는 여러 승가·재가단체가 앞장서서 스스로 참회하고 자정을 부르짖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다는 것은 승가·재가단체의 지적대로 `심각한 도덕 불감증'에 감염된 상황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들게 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몇몇 스님들에 대한 징계가 능사가아니라는 것이다. 총체적인 승단 자정운동이 없다면 단순한 체벌지상주의로 흐르고 말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찰 재정의 투명한 운용을 위한 사부대중이 모두 참여하는 `사찰운영위원회'와 같은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마련도 뒤따라야 한다.

8월 19일 재가자 24인의 성명처럼 종단은 실추된 불교의 위신을 바로 세우기 위해 자기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필요하다. 출가·재가 모두가 자기 살을 도려내는 아픔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나아가 민족종교로서, 자비의 종교로서,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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