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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신협 = 복마전?

태고종 신협 파산 위기…불신 확산

전문성·투명성 확보땐'신뢰+보람'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신용협동조합은 복마전(伏魔殿)인가?

지난 2000년 조계종 조계사 신용협동조합이 공금횡령 사건의 여파로 파산한데 이어 최근 태고종 신협이 금융감독원에 의해 경영관리대상으로 지정되면서 파산위기에 직면하자, 교계 안팎에서 불교계가 운영하는 신협의 신뢰성에 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조계사 신협과 태고종 신협은 자산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그 이름이 갖는 상징성이 적지 않았다. 때문에 이들 신협의 부실경영이나 공금횡령 등에 따른 파산이 전체 불교신협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불교계에서 운영중인 10여 개 안팎의 신협 가운데 파산하거나 파산위기에 직면한 곳이 비단 이들 두 곳 뿐만은 아니다. 대구 통불교 신협이 경영상의 고전을 극복하지 못하다 끝내 불교계가 운영을 포기하면서 지역조합으로 전환되었고, 충북의 성암원 신협은 그 실체가 묘연한 상황이다. 또 청주 용화사 신협이 경영부실로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가 지역불교계의 의지로 기사회생, 명칭을 변경해 운영중인 것까지 고려할 때 불교신협의 부실경영에 대한 문제제기는 당연한 일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 불교신협의 파행적 운영과 관련 관계자들은 "운영 전반을 살펴볼 때 애초부터 파산이 불가피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찰과 불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설립된 신협이 수신고(예금)를 늘리지 못해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것은 물론,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주먹구구식 경영을 일삼아 왔기 때문에 부실은 예견된 결과라는 것이다. 또 이사진이 스님이나 특정인과 가까운 측근들로 구성되면서 경영의 투명성도 보장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다.. 결국 불교신협의 잇따른 경영사고는 투명성과 전문성을 담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본지 조사결과 경영관리에 들어간 태고종 신협을 제외하면 현재 교계에서 운영중인 금융기관은 신협 7개, 새마을금고 1개 등 모두 8개이다. 이들 가운데 취재를 거부한 한 곳을 제외한 7곳의 자산규모 총액은 973억 원, 조합원 수는 2만1200여 명이다. 이들 7곳 가운데 자산이 가장 적은 곳은 17억 원이었고, 가장 많은 곳은 520억 원이었다. 전체 1300여 개의 신협 가운데 중위권 수준이라 할 수 있는 1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이같은 결과는 불교 신협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92년 창립 자산이 불과 1억 원에도 못 미쳤던 부산불교신협이 10년만에 자산규모 520억 원대로 성장한 데서 보듯 영세성이 곧 부실경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계에서 운영중인 신협 가운데 100억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곳은 전문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이구 광주 관음사 신협 상무이사는 "이사진이나 직원들의 사사로운 생각이 개입되는 것을 봉쇄해야 부실을 막을 수 있다"며 "불교발전에 기여하고 불자들에게 질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설립 취지를 살려 대외 신뢰도를 높이고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심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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