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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비구니회·선미모 “성불연대 해체” 요구

  • 교계
  • 입력 2018.05.31 16:52
  • 수정 2018.06.04 16:35
  • 호수 1442
  • 댓글 1

“창립 취지 벗어나” 연대종결 제안
“사실 확인 절차 없이 공격에 주력”
“일부가 논의 주도…소통부족” 비판
연대활동 외면·해체 요구 확산 조짐

연대 단체들의 동의도 없이 입장문을 발표해 온 성평등불교연대(이하 성불연대)가 해체요구에 직면했다. 연대를 결성했던 단체들이 성불연대의 활동 방향에 대해 “애초의 창립 취지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하며 연대종결 및 해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성불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전국비구니회 섭외부장 혜욱 스님과 전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이하 선미모)’ 총무 심원 스님은 5월31일 성불연대 연대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스마트폰 메신저서비스 단체채팅방에 “성불연대와 연대를 종결한다”는 의사를 피력하며 “현재 성불연대의 활동방향이 연대합류를 하게 된 애초의 창립취지를 벗어나 있다”며 ‘성불연대의 연대종결과 해체’ 제안서를 공개했다.

혜욱 스님은 “전국비구니회와 선미모는 성불연대 창립의 핵심 단체였으며 연대를 주도한 단체로써 탈퇴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연대종결과 해체 요구의 이유를 밝혔다. 또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성불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각 단체의 의견이 다른 만큼 의견이 통합되는 단체들이 새로 연대를 결성해야 한다는 의사도 덧붙였다.

이는 성불연대의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일부 단체 관계자들이 각 단체에 충분히 공유·동의되지 않는 사안에 대한 입장문 등을 성불연대라는 이름으로 공표해 개별 단체들의 입장이 호도되고 있는데 따른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견해들이 나온다.
전국비구니회 한 임원진은 “성불연대가 앞서 발표한 성명서나 입장문 등에 대해서 전국비구니회의 의견을 구한 바가 없다”며 “내용도 알지 못하는 문건들이 단체채팅방에서 몇몇 단체들의 주도하에 성불연대라는 이름으로 발표됨으로써 마치 전국비구니회가 이에 대해 동조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성불연대가 연대종결 및 해체 요구에 직면하게 된 또 다른 이유로 소통부재와 일부 단체 관계자들의 독주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성불연대 소속 단체의 관계자는 “지금까지 단체채팅방에서 활동하며 성명서나 입장문을 작성하고 발표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5명 남짓이었다”며 “다른 단체 관계자들이 찬반입장을 표명하지 않는다고 해서 찬성으로 간주해 성명서나 입장문이 발표되기도 했다”고 지적하며 “이런 일방통행식 진행 태도가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해 얼마 전부터는 아예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은 성불연대가 지난 5월1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18개 단체의 명단을 명시했지만 확인결과 입장문의 내용조차 모르거나 동의한 바 없는 단체가 다수였다는 사례에서도 확인됐다. 특히 옥복연 성불연대 공동대표는 연대종결 제안에 대해 “그동안 소통이 부족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단체채팅방에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3월16일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열린 성평등불교연대 출범식.
지난 2017년 3월16일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열린 성평등불교연대 출범식.

사실관계가 불명확한 사안에 대해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을 사실상 ‘유죄’로 확정하고, 성불연대의 이름으로 날선 비판을 가하는 태도도 성불연대의 해체 요구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심원 스님은 “지난해부터 조계종스님들과 관련된 성추문 의혹만 제기되면 가해자로 지목된 스님에 대해 일단 비판부터 하고 나서는 일들이 반복됐다”며 “성불연대가 꾸려진 이유는 선학원 법진 이사장 문제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피해자가 어려움에 처한 것에 대해 불교계가 공동대응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함이었지 성폭력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조차 없이 비판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이런 의견을 피력해도 논의를 통해 조율하기보다는 오히려 종단을 비호하는 것으로 호도시키는 분위기였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러한 가운데 단체들의 연대해체 요구나 사실상의 연대활동 종료가 가속화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탈퇴를 표명한 한 단체의 관계자는 “성불연대가 본래 취지와 다르게 불교계 여성을 위한 운동이 아닌 정치집단 같은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비춰져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단체채팅방에서 나온바 있다”며 “그 후로 어떤 연락도 없었음에도 여전히 단체의 의지와 상관없는 내용의 성명서 발표에 성불연대라는 이름이나 우리 단체를 명기한 것은 이름을 도용한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연대활동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또 다른 연대단체의 관계자도 “성불연대는 선학원 법진 이사장 문제에 공동대응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전국비구니회관에서 결성된 단체인데 얼마 전부터 종단 내부를 공격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 같다”며 “더 이상 연대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단체들의 성불연대 활동 외면과 이탈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대 결성을 주도했던 전국비구니회 등 핵심 단체의 연대해체 요구에 직면한 성불연대가 존속될지 여부는 향후 개최될 운영위원회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특별취재팀

[1442호 / 2018년 6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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