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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해야 할 성불연대

기자명 임은호
  • 기자칼럼
  • 입력 2018.06.01 20:54
  • 수정 2018.06.04 19:00
  • 호수 1442
  • 댓글 0

[기자칼럼] 임은호 기자

불교계 여성단체를 주축으로 18개 불교단체가 연대한 성평등불교연대(이하 성불연대)가 5월18일 ‘법보신문의 편파보도를 비판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들이 법보신문을 비판한 입장문 내용 중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 미투 제보 여성 신상공개 단정 부분은 사실과 명백히 다른 부분이었고 이로 인해 법보신문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법보신문은 이에 대한 정정 및 사과를 요청했지만 성불연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교 내 성평등 실현을 목적으로 출재가자가 함께 참여한 성불연대는 그동안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 성추행 사건을 비롯해 불교계 내부의 성차별 해소 및 성폭력 피해자 치유와 인권 보호에 앞장서왔다. 하지만 최근 실무를 맡은 일부 단체 관계자들의 독주와 단체 간의 소통 부재로 해체에 직면했다. 밖으로 민주와 평등을 외치지만 정작 내부적으로 비민주적인 행태가 반복됨에 따라 일어난 일이라 할 수 있다.

어느 곳에서나 ‘감시자’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시민사회에서 건전한 단체가 필요한 이유다. 단체의 활동과 방향은 당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단체 스스로의 원칙과 본분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진정한 감시자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비난만을 쏟아내기 전에 직면한 상황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먼저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출가자든 재가자든, 비구든 비구니든, 큰 직책을 맡았든 그렇지 않든 누구나 차별받아선 안 된다. 성평등불교연대도 ‘성평등’을 기치로 내건 목적이 ‘여성차별’뿐 아니라 ‘인간차별’ ‘생명차별’을 넘어서자는 의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언론사도 누군가의 잘못을 지적하는 ‘비판의 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에 잘못된 보도나 허물이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고쳐나가려고 한다. 그러나 오해와 왜곡으로 법보신문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 어떤 의도였건 결과적으로 성불연대가 입장문에서 말한미투 제보여성 신상공개는 인터넷 매체들에 의해 먼저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임은호 기자.
▲임은호 기자

그리고 그 매체들 역시 자신들의 보도가 잘못됐음이 밝혀지자 이를 인정하며 각각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한 상태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 확인조차 않고 입장문을 발표한 성불연대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진 상황에서도 사과는 고사하고 변명만을 일관하며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누구나 허물이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착각 할 수도, 미처 살피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분명한 잘못으로 드러났을 때 잘못을 알리고 사과하는 용기는 부끄러움이 아니다. 그것을 외면하고 감추거나 호도하려는 행위야말로 진정 부끄러운 것이다.

스스로에게 더욱 엄격한 단체가 되어야 만이 진정한 감시자로서 바로 설 수 있다. 남 탓하기에 앞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지 살피길 바란다. 불망어는 불사음 못지 않게 지중한 계율이기 때문이다. eunholic@beopbo.com

 

[1442호 / 2018년 6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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