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불교는 여섯 가지 보살행의 실천으로 육바라밀을 강조한다. 여기에 방편(方便), 원(願), 역(力), 지(智)를 더해 십바라밀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바라밀을 대승불교의 전유물로 삼는다면 오산이다. 십바라밀의 원형은 사실 초기불교에 그 틀이 존재한다고 보는 불교 학자들이 상당수다. 초기불교 경전인 니까야(아함부 경전) 가운데 ‘짜리야삐따까(불소행장佛所行藏)’ 주석서에 이미 십바라밀이 등장하며 이 십바라밀을 초기불교권 국가에서도 중요한 실천으로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초기불교에서 십바라밀은 어떤 덕목일까?
초기불교 원형을 유지해 온 미얀마 전통강원에서 강사를 역임한 아신 빤딧짜 스님이 한국에서 한국말로 설한 십바라밀 강의를 엮은 책 속에 그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스님은 부산에 법승 담마야나선원을 개원하고 9년째 교학과 수행지도를 이어오고 있다.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초청 강의를 이어 온 스님은 2015년 천안 호두마을 집중수행 지도법사를 맡았고, 이때 수행자들을 위해 설한 법문이 바로 초기불교에 근간한 ‘십바라밀’이다. 당시 설한 내용이 한국 불자들에 의해 글로 옮겨져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출간됐다.
책에서 밝히는 바라밀의 빨리어 원음은 ‘빠라미’다. 우리말로 풀면 ‘고귀한 일들’. 열 가지 빠라미의 덕목은 첫째 보시, 둘째 지계, 셋째 출리(出離)다. 출리는 나감 또는 놓아버림이다. 넷째는 지혜이며 다섯째는 정진이다. 여섯째는 인내, 일곱째는 진실 즉 바른말을 의미하며, 여덟째는 결정, 아홉째는 자애, 마지막 열 번째는 평정이다.
아신 빤딧짜 스님은 십바라밀을 “부처님과 벽지불, 아라한 등 위대한 성인들이 깨달음을 위해 실천하셨던 열 가지 고귀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책 제목도 ‘여래가 오신 길’이라고 붙였다. 또 “오직 부처가 되려는 사람만이 아니라 완전한 행복(열반)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하며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십바라밀의 실천을 당부했다. 1만6000원.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442호 / 2018년 6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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