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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실하게 염불하는 것이 바로 계정혜 닦는 길

중국 정곡 스님의 '무량수경청화' 법문 ②

모든 법문은 지혜가 최종 목표
지혜가 있어야 일체 문제 해결
가장 수승한 법문은 염불법문
계율 지켜야 선정 얻을 수 있어

경전은 부처님의 진실한 말씀
독경은 선을 받들어 행하는 것
일심으로 독경하면 망상 사라져
‘무량수경’ 염송이 바로 ‘지혜’

중국 근현대 4대 고승으로 불리는 홍일대사의 친필. ‘老實念佛(노실염불)’은 착실하게 염불한다는 의미다.
중국 근현대 4대 고승으로 불리는 홍일대사의 친필. ‘老實念佛(노실염불)’은 착실하게 염불한다는 의미다.

선정·지혜의 힘으로 마구니와 원수를 항복시키다(以定慧力 降伏魔怨)

‘마(魔)’는 마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갖가지 고난에 시달리는 것을 뜻합니다. 왜냐하면 인간 세상사에 시달리면 너무나 고통스러워 귀신을 만나는 것보다 더 두렵기 때문입니다. ‘원(怨)’은 원수입니다. 불경에서는 ‘십악 원수’를 말합니다. ‘십악(十惡)’은 몸으로 살생·도둑질·삿된 음행을 하고, 입으로 거짓말·꾸미는 말·험한 말을 하며, 뜻으로 탐내고·성내고·어리석은 생각을 합니다. 이는 우리자신 안에 있는 열 가지 원수입니다. 중생은 이들 원수를 버리지 못한 채 원수와 관계가 깊어질수록 분쟁은 해결하기 어렵고, 또한 계속 악업을 저질러서 다음 생은 더욱 더 괴롭습니다. 결국 생이 거듭될수록 다음 생은 이번 생만 못하고 점점 더 아래로 떨어집니다. 이는 명확한 사실입니다.

‘선정(定)’은 불법수학의 중추입니다. ‘계(戒)’는 수단으로 지계의 목적은 선정을 얻는 것입니다. 지혜가 비로소 진정한 목적입니다. 왜냐하면 오직 지혜가 있어야 일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정의 공덕으로 마구니와 원수를 항복시키고 제압할 수 있으며, 지혜로 그것을 화해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혜가 현전하면 십악은 십선으로 변하고, 마구니와 원수는 대선지식, 대공덕주로 바뀝니다. 나아가 범부가 성인으로 바뀌고, 괴로움이 즐거움으로 바뀌며, 십법계가 일진법계로 바뀝니다. 이 때문에 불법은 어떤 종파이든, 어떤 법문이든 모두 지혜를 수학의 목표로 삼고, 선정을 수학의 관건으로 삼습니다.

염불법문은 8만4천 법문 중에서 가장 수승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랫동안 염불하여도 왜 선정을 얻지 못합니까? 그 원인은 계의 기초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평생 염불하여도 염불삼매가 현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부가 한 덩어리를 이루었다는 소식도 없습니다. 이로써 지계(持戒)가 대단히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계(戒)’는 결코 5계·십계·보살계·비구계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스스로 계를 매우 엄격히 지킨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은 대단하다고 느끼면서 언제나 “이 사람은 파계했어. 저 사람도 계를 범했어”라고 비판합니다. 이렇게 계를 지키면 영원히 선정을 얻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 파계를 하는 모습을 보면 번뇌가 일어나 마음이 평온하지도 청정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육조대사께서는 “진실한 수행인에게는 세간의 허물이 보이지 않는다.” 말씀하셨습니다. 진실한 수행자는 자기의 경계가 청정한지, 다른 사람이 청정한지 전혀 개의치 않고, 자기의 심지가 청정하도록 보임하여 잘 지킵니다.

옛날에는 재가자이든 출가자이든 관계없이 3년, 5년만 수행하여도 가끔 성취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왜 20년, 30년을 수행해도 성취하지 못합니까? 우리들의 총명 지혜가 우리들의 복보가 옛날 사람만 못한 것이 아닙니다. 도대체 어디에 문제가 있습니까? 옛날 사람들은 스승의 말씀을 잘 들었지만, 현재 사람들은 스승의 말씀을 잘 듣지 않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스승의 가르침을 이어받는 사승(師承) 문화가 있었는데, 현재 사람들은 이런 사승문화를 버렸습니다.

한분의 스승은 당신에게 하나의 길을 일러주십니다. 이는 성공에 이르는 길로 이를 ‘사승(師承)’이라 합니다. 스승은 당신의 수학기초를 잘 다지도록 도와줍니다. 이는 스승의 책임입니다. 당신이 기초를 다진 것이 없다면 아이가 부모와 떨어질 수 없는 것처럼 결코 스승과 떨어져서는 안 됩니다. 성인으로 자라서 독립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를 나가도록 놓아줍니다. 종전에는 수학하여 근본지(根本智)를 얻어야 스승과 떨어질 수 있었습니다. 근본지란 바로 선정입니다. 선정을 얻으면 지혜가 현전합니다. 이 선정 지혜의 역량이 현전하면 비로소 스승을 떠나 선지식을 만나러 갈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선재동자의 53참(參)에서 선재동자는 문수보살 처소에서 근본지, 바로 ‘선정·지혜의 힘’을 얻어 53참, 즉 ‘마구니와 원수를 항복시킬’ 수 있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이 53분의 선지식은 사회의 각종 직업을 53대 범주로 귀납시킨 것입니다. 그래서 각종 직업, 남녀노소를 모두 접촉할 수 있고, 접촉하여 후득지(後得智), 원만한 지혜를 성취합니다. 좋은 경계에 접촉하여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탐심이 일어나지 않으며, 악한 경계에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방해 유혹을 받지 않으면 이것이 ‘선정’의 성취입니다. 경계와 접촉한 후 모든 것에 또렷하고 명료하면 이것이 ‘지혜’의 성취입니다. 그래서 ‘선정·지혜의 힘’은 우리들이 수학하는 진실의 근본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사승(師承)의 문화가 끊어졌습니다. 그것을 되찾는 유일한 방법은 옛 대덕을 스승으로 삼는 것입니다. 저의 스승님이신 이병남 거사께서는 “나의 학문 도덕은 당신의 스승이 될 자격이 못됩니다”라고 겸허하게 말씀하시면서 인광 대사를 스승으로 모실 것을 권하셨습니다. 인광대사는 그의 스승이셨습니다. 그러나 인광대사께서 안 계시고 그의 저술이 남아 있습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인광대사 ‘문초(文鈔)’(인광대사 가언록)에 따라 수학한다면 바로 인광대사의 학생입니다. 대사의 책을 읽고 대사의 가르침을 잘 듣고서 가르침대로 받들어 행하는 것이 바로 ‘사승’입니다. 우리 정토수행자는 아미타부처님을 스승으로 삼습니다. 아미타부처님께서는 어디에 계십니까? ‘무량수경’ ‘아미타경’ ‘관무량수경’에 계십니다. 우리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정토삼부경을 착실하게 독송하는 것이 바로 아미타부처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아미타부처님의 좋은 학생이 되는 길입니다.

독경은 바로 계·정·혜를 동시에 닦는 것입니다. 독송하면서 경문이 무슨 뜻인지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착실하게 염불하는 것[老實念佛]이 바로 계·정·혜를 닦는 것입니다. 계율의 정신은 “모든 악을 짓지 않고,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하는 것”입니다. ‘모든 악을 짓지 않음’은 소승계이고,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함’은 보살계로 일체 계율은 이 두 마디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공경심에 한마음 한뜻으로 독송하면 ‘어떤 악’도 짓지 않아 소승계를 원만히 성취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전은 바로 부처님께서 진여본성에서 흘러나와 설하신 진실한 말씀입니다. 이보다 더 선한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독경은 바로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하는 것’으로 일체 계율이 모두 원만합니다. 일심으로 독송하여 망상도 없고 의심도 없고 잡념도 없으면 바로 ‘선정’을 닦는 것입니다. ‘무량수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자 한 자 또렷하게 염송하고 잘못 누락됨 없이 염송하는 것이 바로 ‘지혜’이고 ‘근본지’입니다.

‘선정·지혜의 힘’을 성취하면 일상생활에서 일을 처리하고 사람을 상대하며 사물에 접촉하는 일체 일들이 모두 순조롭고 장애도 저절로 줄어들어, 십악의 생각을 십선의 생각으로 바꿀 수 있고, 마구니와 원수를 진정으로 항복시킬 수 있습니다. 불법에서 늘 말하는 ‘미혹을 깨뜨리고 깨달음을 열며, 괴로움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는’ 이런 효과가 진정으로 눈앞에 나타납니다.

허만항 번역가 mhdv@naver.com

[1442호 / 2018년 6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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