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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미륵사지 출토 사리장엄구’ 등 성보 4건 보물 지정

기자명 이재형
  • 성보
  • 입력 2018.06.27 15:01
  • 수정 2018.06.28 06:17
  • 호수 1446
  • 댓글 0

대곡사명 감로왕도·지장시왕도 등 포함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 비롯한 매장·환수문화재 등 총 13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6월27일 밝혔다. 이 가운데 불교관련 문화재는 ‘보물 제1991호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를 비롯해 ‘보물 제1988호 감지은니범망경보살계품’ ‘보물 제1990호 대곡사명 감로왕도’ ‘보물 제1994호 지장시왕도’ 4건이다.

익산미륵사지 사리장엄구(금동제사리외호,  금제사리내호). 문화재청 제공
익산미륵사지 사리장엄구(금동제사리외호, 금제사리내호).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1991호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益山 彌勒寺址 西塔 出土 舍利莊嚴具)’는 2009년 익산 미륵사지 서탑 심주석(心柱石, 탑 구조의 중심을 이루는 기둥)의 사리공(舍利孔, 불탑 안에 사리를 넣을 크기로 뚫은 구멍)과 기단부에서 나온 유물로서, 639년(백제 무왕 40년) 절대연대를 기록한 금제사리봉영기(金製舍利奉迎記)와 함께 금동사리외호(金銅舍利外壺), 금제사리내호(金製舍利內壺), 각종 구슬과 공양품을 담은 청동합(靑銅合) 6점으로 구성되었다.

‘금동사리외호 및 금제사리내호’는 모두 동체의 허리 부분을 돌려 여는 구조로, 동아시아 사리기 중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독창적인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전체적으로 선의 흐름이 유려하고 양감과 문양의 생동감이 뛰어나 기형(器形)의 안정성과 함께 세련된 멋이 한껏 드러나 있다.

익산 미륵사지 사리장엄구(사리봉영기-앞). 문화재청 제공
익산 미륵사지 사리장엄구(사리봉영기-앞). 문화재청 제공

‘금제사리봉영기’는 얇은 금판으로 만들어 앞·뒷면에 각각 11줄 총 193자가 새겨져 있다. 내용은 좌평(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인 백제 왕후가 재물을 시주해 사찰을 창건하고 기해년(己亥年, 639)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이다. 이 봉영기는 그동안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진 미륵사 창건설화에서 구체적으로 나아가 조성 연대와 주체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밝히게 된 계기가 되어 사리장엄구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유물이다.

‘청동합’은 구리와 주석 성분의 합금으로 크기가 각기 다른 6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청동합 중 하나에는 ‘달솔(達率) 목근(目近)’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는데 이를 통해 달솔이라는 벼슬(2품)을 한 목근이라는 인물이 시주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청동합’은 명문을 바탕으로 시주자의 신분이 백제 상류층이었고 그가 시주한 공양품의 품목을 알 수 있어 사료적 가치와 함께 백제 최상품 그릇으로 확인되어 희귀성이 높다.

이처럼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백제 왕실에서 발원하여 제작한 것으로 석탑 사리공에서 봉안 당시 모습 그대로 발굴되어 고대 동아시아 사리장엄 연구에 있어 절대적 기준이 된다. 제작 기술면에 있어서도 최고급 금속재료를 사용하여 완전한 형태와 섬세한 표현을 구현하여 백제 금속공예 기술사를 증명해주는 자료이므로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감지은니범망경보살계품. 문화재청 제공
감지은니범망경보살계품.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1988호 감지은니범망경보살계품(紺紙銀泥梵網經菩薩戒品)’은 수행자가 갖춰야할 마음의 자세와 실천덕목을 담은 경전으로, 14~15세기에 활동한 대연(大然) 스님이 주도하여 만든 것이다. 절첩(折帖) 형식으로 앞부분에는 설법 중인 부처님을 비롯해 제자들을 금니(金泥)로 섬세하게 그린 변상도(變相圖)가 수록되었다. 변상도를 갖춘 조선 시대 사경(寫經)은 매우 드물며, 그중에서도 ‘범망경’은 ‘백지금니범망보살계경’(1364년, 보물 제1714호) 등 소수만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

이 경전은 조선 시대의 드문 사경(寫經, 불교 경전을 필사한 것) 형태라는 점, 수준 높은 변상도를 갖춘 점, 한국 불교 계율의 기초가 성립된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라는 점에서 불교사·서지학·미술사학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대곡사명 감로왕도. 문화재청.
대곡사명 감로왕도. 문화재청.

‘보물 제1990호 대곡사명 감로왕도(大谷寺銘 甘露王圖)’는 1764년 불화승(佛畵僧) 치상(雉翔) 스님을 비롯해 모두 13명의 화승이 참여해 그린 것이다. 상단에는 칠여래(七如來)를 비롯한 불보살이, 중·하단에는 의식장면과 아귀와 영혼들, 생활 장면 등이 짜임새 있는 구도 속에 그려져 있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색조가 조화를 이루어 종교화로서 숭고하고 장엄한 화격(畵格)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대곡사명 감로왕도’는 제작 시기가 분명하고 봉안사찰, 시주자명, 제작주체 등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18세기 불화 연구의 기준작으로서 가치가 높다.

지장시왕도. 문화재청 제공
지장시왕도.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1994호 지장시왕도(地藏十王圖)’는 화기(畵記)에 의해 1580년(선조 13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화로 주존(主尊)인 ‘지장보살과 무독귀왕(無毒鬼王), 도명존자(道明尊者)’의 지장삼존(地藏三尊)을 중심으로 명부계(冥府界)를 다스리며 망자(亡者)의 생전의 죄업을 판단하는 열 명의 시왕, 판결과 형벌 집행을 보좌하는 제자들을 한 화폭에 두었다. 화면은 다소 어두운 감이 있으나 색감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신체와 각종 의장물(儀仗物)의 묘사가 매우 세밀하면서도 뛰어난 묘사력을 갖추었다.

현존하는 조선 16세기 불화는 대부분 일본 등 국외에 있고 국내에 전해지는 작품은 매우 드물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알려진 16세기 지장시왕도이자, 명확한 제작 시기를 갖추고 있고 인물의 배치와 구도, 지장보살을 비롯한 여러 보살·제자의 형상, 양식적 특징에서 조선 중기 불교회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서 의의가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국보,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446호 / 2018년 7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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