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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취업 스트레스로 방전된 마음, 충전하세요”

기자명 최호승
  • 상생
  • 입력 2018.07.10 17:13
  • 호수 1448
  • 댓글 0

마음충전소·미래세대위, ‘청춘마당’
노량진서 고시생·알바생·대학생들에
얼음 넣은 오미자차 건네고 “힘내라”
지나던 불자 “거리 위 불교에 자부심”

서울 내 대표적인 고시촌 노량진역 거리의 풍경이 달라졌다. 무심코 목적지 향해서만 걷던 이들의 걸음이 쉬어가는 곳이 생겼다. 스님들과 청년 불자들 20여명이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청년들의 고된 24시간에 청량한 비타민을 전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 내 대표적인 고시촌 노량진역 거리의 풍경이 달라졌다. 무심코 목적지 향해서만 걷던 이들의 걸음이 쉬어가는 곳이 생겼다. 스님들과 청년 불자들 20여명이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청년들의 고된 24시간에 청량한 비타민을 전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어폰 귀에 꽂고 무심히 걷는 이들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 스님들과 노란 조끼 입은 또래 친구들이 얼음 띄운 오미자차를 내밀어서다. “힘내세요”라는 짧은 응원과 함께 건네는 웃음에 덩달아 잠시라도 웃음을 보였다. 그들 시선이 잠깐 머문 곳은 ‘오미자로 충전하세요’ 현수막 내걸린 탁자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님과 또래들이었다. 그쪽으로 고개를 숙인 뒤 곧 무거운 가방을 메고 어디론가 걸음을 옮겼다.

서울 내 대표적인 고시촌 노량진역 거리의 풍경이 달라졌다. 무심코 목적지 향해서만 걷던 이들의 걸음이 쉬어가는 곳이 생겼다. 스님들과 청년 불자들 20여명이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청년들의 고된 24시간에 청량한 비타민을 전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기 때문이다.

마음충전소(소장 등명 스님)와 조계종 미래세대위원회(위원장 심산 스님)는 7월10일 오전 11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지하철 노량진역 2번 출구 앞에서 ‘청춘 나눔 마당-힘내라! 청춘’을 실시했다. 무더위 속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을 격려하고자 기획된 ‘희망 나눔의 장’이었다.

나눔 전 자원봉사자들은 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의 지도로 “오미자차를 드시는 분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하길, 게으름과 나태에서 벗어나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길” 기원했다. “오미자차를 받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도 챙겼다.

‘청춘 나눈 마당’은 미래세대위원회가 취업, 결혼, 꿈 등을 포기해야 하는 N포 세대의 ‘헬조선’을 ‘힐조선’으로 만들겠다는 마음충전소를 홍보하고 지원하고자 마련된 자리이기도 했다. 그래서 대한불교청년회, KBUF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원들이 청년 자원봉사자로 결합했다.

양희동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중앙회장은 “친구이자 형, 누나, 동생들이 고시에 많이 지쳐 있다고 들었다”며 “작지만 힘이 되고 싶어 거리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스님들과 청년 불자들은 고시생들에게 오미자차 1000잔을 나눴다.
이날 스님들과 청년 불자들은 고시생들에게 오미자차 1000잔을 나눴다.

청년 자원봉사자들은 포스트잇을 정렬하고 오미자차 1000잔 제조로 분주했다. 노량진역에서 나오는 청년들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릴 때 오미자차와 포스트잇을 건넸다. 같은 시각 마음충전소에서는 108명에게 무료로 점심을 대접하기도 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20대 여성은 “이 부근에서 불교계가 이런 행사를 하는 걸 본적이 없다. 신선하다”며 오미자차를 들고 분주히 길을 나섰다.

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은 “땀 흘린 만큼 결과는 반드시 뒤따른다”며 “인생의 행복은 누가 주는 게 아니다. 스스로 행복의 씨앗을 뿌리고 거둬야 삶의 주인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청춘 마당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
청춘 마당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

노란 조끼를 입은 스님과 청년 불자들이 노량진역에서 오미자차를 나누는 낯선(?) 모습에 지나가던 불자가 급히 다가와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상도동에 거주하며 노량진역을 자주 이용한다는 방경엽(58, 정법화)씨는 “불자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선뜻 후원의사를 밝혔다. 방씨는 “이웃종교에서 하는 모습은 많이 봤지만 불교가 거리에 나와 애쓰는 장면을 보니 눈물이 났다”며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기부했다. 이런 모습을 자주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마음충전소는 서울 청담동에 청담선원을 준비하던 마가 스님이 상좌 등명 스님과 함께 종교 본연의 역할을 고민하던 중 세운 원력이다. “9년간 노량진서 공무원을 준비하던 아들이 자살했다. 힘든 젊은이들이 많은데 불교는 뭐하고 있느냐”는 노보살의 호소를 계기로 지난 1월 노량진에 개원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48호 / 2018년 7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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