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1 . 웻산타라자타카 ㉕ 맛디(Maddī)의 방황

사라진 아이들 찾으며 서럽게 울다 끝내 기절한 태자비

아이들 뛰놀던 숲을 뒤지며
신들에게 도와 달라고 호소
우는 태자비 지켜보던 태자
위대한 보시될 것이라 위로

태국 펫차부리 불교사원의 웻산타라자타카(Vessantarajātaka)에서 맛디의 방황.
태국 펫차부리 불교사원의 웻산타라자타카(Vessantarajātaka)에서 맛디의 방황.

맛디는 대답 없는 태자에게 흥분해서 소리쳤다. “남편이여, 왜 당신은 저에게 답하지 않는가요? 아이들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저에게 너무 큰 고통입니다. 만일 당신이 저에게 답하지 않는다면, 저는 슬픔으로 죽어버릴 것입니다.”

잠잠히 않아있던 웻산타라 태자는 맛디에게 답했다. “맛디여, 위대한 태자비여, 오늘 당신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왜 이렇게 늦게 돌아오셨나요?” 맛디는 악몽 때문에 불안해서 일이 잘 되지 않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자와 호랑이와 표범이 길을 막고 있었기 때문에 늦었다고 답했다.

맛디는 서럽게 울면서 침묵하는 태자에게 이야기했다. “저는 밤낮으로 남편과 아이들을 돌봐왔습니다. 여기에 아들과 딸을 위한 백합이 있습니다. 이 꽃으로 아이들을 장식하고 춤추게 합시다. 시위의 왕이시여, 제발 아이들을 불러주세요. 우리는 이곳에서 기쁨과 괴로움을 함께 했습니다. 사랑스러운 칸하지나(Kanhajinā)와 잘리(Jāli)는 어디에 있나요? 제가 신들에게 무엇을 잘못했기에 아이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단 말인가요?”

웻산타라 태자는 평정을 유지하며 침묵했다. 맛디는 아이들을 찾아 나셨다. 보름의 달빛 아래에서 맛디는 아이들이 뛰어놀던 잠부나무와 무화과나무를 볼 수 있었다. 맛디는 아이들이 먹다 남긴 과일과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아이들을 장식했던 꽃을 찾을 수 있었지만, 사랑하는 두 아이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슬픔과 괴로움에 압도된 맛디는 엉엉 울면서 은신처와 숲을 떠돌다가 태자에게 소리쳤다. “왜 당신은 나무장작으로 모닥불을 피우지 않는가요? 왜 당신은 물을 길어놓지도 않았나요? 왜 당신은 그곳에 가만히 앉아있기만 한가요?”

여전히 웻산타라 태자는 침묵했고, 맛디는 두 번째로 은신처와 숲을 떠돌아 다녔다. 그리고 돌아와 소리쳤다. “남편이여, 저는 아이들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죽어 버렸단 말인가요? 저는 아이들 없이 살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태자는 침묵했고, 맛디는 세 번째로 은신처와 숲을 떠돌아 다녔다. 그리고 맛디는 웻산타라 태자 앞으로 돌아와 서럽게 울다가 기절해서 쓰러졌다.

태자는 생각했다. ‘맛디는 이곳에서 외롭게 죽어서는 안 된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그녀를 달래 주어야 하는가?’ 태자는 급히 맛디에게 다가갔다. 지난 7개월 동안 태자는 단 한 번도 맛디의 옆에 가지 않았다. 하지만 태자는 맛디를 무릎위에 안고 얼굴에 물을 뿌리며 그녀의 얼굴과 가슴과 배를 쓰다듬어 주었다. 맛디는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고 차분하게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남편이시여, 아이들은 어디로 가버렸나요?” 태자는 부드럽게 답했다. “아이들을 브라만 사제에게 보시했습니다.”

“남편이시여, 왜 아이들을 보시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나요? 왜 제가 이 숲을 방황하도록 내버려 두셨나요?”
“저는 당신을 괴롭게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늘 아침 한 브라만 사제가 찾아와서 아이들을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에게 아이들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저를 믿으세요. 우리는 아이들을 다시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다시 행복해질 것입니다. 훌륭한 사람은 쌀과 가축과 재산과 가족까지도 보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아이들을 보시하는 것보다 더 위대한 보시는 없습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48호 / 2018년 7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