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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문헌 조사 배경과 의의

중국 문헌 속 한국불교 발굴

국내유실 한국자료 발견할 땐

한-중 교류사 재조명 불가피

전문인력-조사비 마련 과제로




중국내 한국 불교문헌 조사 작업은 유실되거나 목록만 남아 있는 문헌들, 또는 국내에 전해지고 있는 판본보다 더 이른 시기의 문헌들을 발견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에서는 북경대에서 1000여 만권의 고문헌을 소장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각 대학도서관마다 적게는 수만 권에서 수백만 권의 고문헌들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80년대 이후 중국에 소장돼 있는 한국 전적 및 한국학 관련 전적 목록 작업이 몇 차례 진행된 적이 있지만 중국정부의 강력한 통제로 인해 극히 부분적으로 이뤄졌을 뿐 문헌을 직접 살펴보기도 어려웠으며, 영인 및 사진촬영 작업은 생각조차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이번 동국대 동서사상연구소와 중국 전국고교(대학)고적정리연구공작위원회(이하 고적정리위)가 공동추진키로 한 고문헌 조사 작업은 모든 고문헌을 공개할 뿐 아니라 영인본 제작 및 사진촬영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내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한국학술진흥재단의 기능과 유사한 고적정리위는 중국 교육부 산하 기관으로 각 대학도서관을 직접 관할, 지원하는 기관으로 그 중 자국내 문헌 조사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고적정리위가 한국측과 공동조사를 추진하는 것은 전적의 방대함으로 인해 체계적인 정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경제적, 학문적으로 상당 부분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동서사상연구소는 하반기부터 당장 조사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이번 사안이 워낙 중대하고 규모가 큰 만큼 연구소 차원이 아닌 동국대가 담당하는 공동사업으로 확대해 오는 11월에 중국 고적정리위와 최종적인 협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동서사상연구소는 수많은 중국 전적 중 한국불교 관련 문헌을 찾기 위한 사업으로 먼저 중국내에 소장 가능성이 높은 문헌들을 일차적인 대상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즉 중국으로 전달되거나 중국내 유통되었다는 기록이 있는 문헌들을 먼저 조사함으로써 가능성을 높여간다는 것이다.

동서사상연구소가 최근 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6200만원을 지원 받아 내년 6월까지 영인 및 연구키로 한 왕선겸의 조선휘고(朝鮮彙考)(2책, 북경도서관 소장)도 이러한 사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측에서도 자체 경비를 들여 전문학자들을 참여시키고 이를 통해 중국 역사서들을 중심으로 한 한국불교 관련 목록을 작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원효 스님의 저술 240권이 송나라 때 중국으로 전달됐던 것을 비롯해 의천 스님의 원종문류(圓宗文類) 등이 중국에서도 간행되었다는 기록이 있어 이들 문헌들의 경우 이번 조사를 통해 발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국대 사학과 김상현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새로운 문헌이 발견될 가능성이 극히 적은 상황에서 한국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중국에서 오히려 새로운 자료들이 발굴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이를 통해 중국이 한국에 미친 영향 뿐 아니라 한국불교가 중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사실들도 구체적으로 규명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고문헌 조사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문헌 조사에 참여할 연구인력의 인건비를 비롯한 조사비용 마련 등의 과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전문 인력이 참가할 때 더 많은 자료의 발굴 가능성도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들은 대학뿐만 아니라 종단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또 재정적인 문제 못지 않게 더욱 중요한 것은 문헌을 조사하고 그 가치를 판별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전문 연구자들을 확보해 나가는 일이다. 동국대 철학과 유흔우 교수는 “이번 조사사업은 불교사 연구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종단, 학교, 학자들이 힘을 모을 때 그 성과도 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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