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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엄주 주력 수행 김경순-상

기자명 법보

30년 전 옥천사 첫 인연 맺고
온가족 함께 능엄주·절 수행
소임 맡아 108독 정진 지원도
신심나는 매일이 능엄주 가피

원명선, 62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능엄주로 시작해서 저녁 8시가 되면 비빔밥도 꼭 공양하고, 다시 밤을 꼬박 새며 정진 또 정진한다.

산천이 변한다는 10년. 그 오랜 기간 동안 부산 재송동에 위치한 재적사찰 옥천사에서 매월 한 차례 밤을 새워가며 대불정능엄신주 108독을 정진하는 시간이 마련되어왔다. 그동안 수많은 도반들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갖가지의 나물들이 어우러진 비빔밥이 보약이 되어 다음 정진 시간을 더욱 집중케 하는 것처럼, 우리들의 여러 소원들이 모이고 모여 108독 능엄주 독송을 하고, 그 수행자들은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 더욱 침착하고 분명한 한 사람 한 사람으로 변모해 나간다.

능엄주는 불가의 주문 중에서도 제일 길다고 알려져 있다. 그 긴 주문을 한 자도 틀리지 않고 한 번 완독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하룻밤에 108번이라니, 옥천사 주지스님께서는 소임자들에게 ‘어려운 정진을 하러 오셨으니 무조건 잘 모시라’고 하신다. 그 말씀을 새기며 매번 최선을 다하려 하지만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옥천사와의 첫 인연을 떠올리면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일요일이면 옥천사 목련어린이회 법회에 동참하였다. 나의 두 공주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즈음에 이미 능엄주를 거뜬히 암송했다. 옥천사 미타전에서 스님께 검사를 받고 합격했을 때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다.

물론 남편 문승 거사님은 진작 능엄주를 외워서 언제 어디에서든지 수지 독송할 수 있었고 일과수행도 빠짐없이 실천하며 능엄주 수행자들의 롤 모델이 되셨다. 문승이라는 법명을 받기 전 하마 처사님이었던 남편과 우리 가족들은 해인사 백련암에서 무사히 삼천배를 마쳤고, 큰스님으로부터 문승, 원명선, 원명륜, 원명해라는 거룩하고 장엄한 법명을 받았다.

그 후 우리 가족은 스스로의 힘으로 안 될 것 같은 다소 힘든 상황에 처할 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 좌복을 펴고 108배를 했다. 대견하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무엇보다 고마웠다. 부처님의 가피고 스님들의 보살핌이다.

스님께서는 수시로 숙제를 주셨다. 능엄주를 하루에 108번 하라, 300번 하라, 500번 하라, 묵독으로 하라고 일러주셨다. 또 절 수행 역시 3천배를 쉬지 않고 하라, 5천배를 쉬지 않고 하라고 당부하셨다.

당시에는 내색을 하지 못했지만 사실 5천배 할 때는 1200배부터 계속 울면서 절하는 공주들을 보며 얼마나 애를 태웠는지 모른다. 이제는 어엿하게 성장해서 좋은 배우자들을 만나 아이들을 낳고 남에게 뒤처지지도 않으며 건강하게 도란도란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다.

능엄주 정진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수월하게 독송을 했던 것은 아니다. 좀처럼 독송 시간이 좁혀지지 않았다. 가만히 앉아서 집중에 집중을 더하면 그 시간이 줄어든다고 하여 진짜 앉아서 집중해 보았다. 하루하루를 놓치지 않고 능엄주에 몰입하는 시간을 거듭했다. 어느새 40초 안에 한 독을 마치는 기적을 수행일과 중 경험할 수 있었다.

40초대에 능엄주 독송을 할 수 있게 되자 하루에 108번 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정진했다. 남들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할 정도였다. 스님 말씀을 믿고 따르니 저절로 능엄주는 물살을 타고 흘러가는 것 같았다.

하루에 많은 양의 일을 처리하고도 피곤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심 나는 하루하루였다.

말주변이 부족하며 달변가도 아니기에 늘 횡설수설하듯 표현은 서툴지만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절집 살림을 돌보며 살 수 있는 힘, 이것은 다름 아닌 능엄주의 가피라고 표현하고 싶다. 인생나이 60을 넘기다 보니 이 곳, 저 곳이 쑤시고 아픈 곳도 하나 둘 늘어나지만, 큰 병 없이 지금까지 잘 버텨 온 것도 불보살님의 가피이다.

[1450호 / 2018년 8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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