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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엄주 주력 수행 김경순-하

기자명 법보

매일 고요히 앉아 능엄주 독송
나만의 지혜 쌓이고 있음 느껴
성장한 자신 문득 느낄 때마다
환희심 일체 향한 감사로 회향

원명선, 62<br>
원명선, 62

누군가는 기적을 영험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늘도 크게 실수하지 않고 변함없이 부처님 전에 마지공양 올릴 수 있는 지금이, 나에게 존재하는 어떤 것보다 큰 영험이다.

스님께서는 능엄주를 계속 지송하면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 삼세가 흘러도 틀리지 않을 선택과 행동을 한다고 하신다. 얼마나 사건을 바로 보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리라. 남들은 세월 속에 묻어나는 경험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많이 보이고, 이해될만한 일로 다가온다. 아마 능엄주를 수지 독송하는 모든 수행자들이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여긴다.

주변 사람들의 말처럼, 많은 경험들과 삶의 질곡 속에서 나오는 지혜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요히 앉아 능엄주를 하다보면 일상 속에서 일하면서 엉성하고 설굳게 꿰어가는 정진이지만, 나에게도 나만의 지혜가 소복하게 쌓여감을 느낀다. 모두들 인연이라 하고 인과라고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저 운명을 믿고 운명에 끌려 다니지 않으며 그저 오늘 하루 부처님 전에 참회하는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운력에 임하려고 한다. 정해진 운명이라면 오늘 내가 땀 흘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확연하게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낙숫물이 바윗돌을 뚫는 것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성큼 커 있는 스스로를 문득 문득 발견하면 그 표현할 수 없는 환희심을 일체를 향한 감사함으로 회향한다.

능엄주를 하면 무더기 실타래를 단칼에 자르는 것처럼 생각이 단절된다고도 한다. 그것이 업의 차단이라고 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능엄주를 지송하면 벌건 화롯불에 한 줌의 눈덩이를 던져 넣는 것처럼 업장이 소멸된다고도 하셨다. 아마 능엄주를 하지 않는 시간 동안에는 생각 생각이 꼬리를 물어 시시비비에 얽매이게 될 것이다. 그 시비로 인하여 나는 끝없는 윤회를 할 것이고, 때로는 시비에 함몰되어 헤어날 줄 모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하루에 50번이라는 능엄주 숙제가 있다. 이 숙제 덕분에 그 어느 것에도 미치고 속는 일이 이제는 아주 많이 드물어 졌다. 생각이 단순해지고 실행은 더욱 빨라졌다.

10년의 결사를 이어오면서 ‘108독 능엄주’ 하면 옥천사라는 등식이 세워졌다. 도량에는 10년 결사의 원력이 모이고 모여 ‘능엄주당탑’도 우뚝 모셔져 있다. 탑면에는 ‘대불정능엄신주’와 함께 ‘다생부모은중탑’이라는 글귀도 새겨져 있다. 탑을 첨앙하면서, 스님께서는 한 독은 부모님을 위하여 하라고 하셨다. 이후 도량에서 탑과 눈만 마주치면 마실 내려가듯 떠나있던 능엄주가 금새 입 속에서 살아나온다.

매월 첫 번째 주말 대중철야정진과 셋째 주 묵독 철야정진에 동참하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나는 자꾸 부처님 전으로 나아감을 믿는다. 마음은 허공보다 높고 땅보다 두텁고 바다보다 깊고 허공보다 넓다 하니 그 언젠가는 나도 마음대로 살아갈 날이 올 것이리라.

옥천사의 10년 능엄주 결사는 8월초 회향을 맞이했다. 10년 정진이라는 기틀을 마련해주신 아비라 카페, 그리고 옥천사 큰스님 이하 여러 스님들. 원근각지에서 옥천사를 찾아오시는 도반 여러분들을 비롯한 모든 대중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우리는 가지가지 업으로 만나 언젠가는 향기로운 우담발화로 피어날 것이다. 이 모두 여러 도반들 덕분이고 부처님 가피이다. 일체의 존재가 영원한 대 자유를 성취하여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10년 결사 회향 이후에도 옥천사에서 ‘능엄송 메들리’는 계속된다고 한다. 자신의 공부는 남이 해주지 못한다고 스님께서 역력히 말씀해주신다. 모두, 만사 제치고 공부하러 오신다면 정성 가득한 옥천사 비빔밥 공양을 올리고 싶다.

‘지도무난 유혐간택 단막증애 통연명백(至道無難 唯嫌揀擇 但莫憎愛 洞然明白).’ 애송하는 ‘신심명(信心銘)’의 첫 구절이다. 이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아 ‘통연명백’되는 날까지 옥천사 비빔밥은 계속될 것이다.

[1451호 / 2018년 8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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