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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온실 지구’, 문제는 식단이다!

기자명 법보
  • 기고
  • 입력 2018.08.14 17:25
  • 수정 2018.08.16 14:19
  • 호수 1452
  • 댓글 8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축산업, 세계농지 80% 차지
채식 위주로 식단 전화하면
사료 재배용 산림 파괴 중단
인류 육류소비 1/8로 줄이면
기후정의·식량안보 등 동시해결
채식은 상호의존성 자각의 표현

연일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더위로 인해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각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중심으로 하는 식문화 혁명을 통해 목축업으로 인한 산림 훼손 중단’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고용석 공동대표의 특별기고 전문을 게재한다. - 편집자.

최근 8개국 국제공동연구팀이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지구온도가 2도 상승하면, 온실가스 방출이 없더라도, ‘피드백’이라고 불리는 지구시스템으로 인해 온난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여러 요인의 복합작용으로 지구의 자정작용이 멈춰 인류가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온실 지구’가 불가피 하다는 것이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세계 정상들이 약속한 ‘지구온도 2도 상승 억제’에서 2도가 과학적 측면에서 문명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마지노선인 셈인데 보도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과 석유와 가스에 대한 투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석탄수요도 2017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반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보조금과 투자는 줄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가 워낙 화석연료에 의존해 와 저항이 만만치 않다. 글로벌 경제는 있지만 글로벌 정치가 없는 점 또한 이 정치경제적 타성의 극복을 어렵게 한다. 문제는 시간인데 정부의 노력에 시간을 벌고 단시간 내에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대규모의 신규 탄소수용능력을 만드는 방법은 산림회복 뿐이다. 이를 위해 식단변화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

첫째, 식단 변화를 적응이 아닌 감축 차원에서 적극 검토해야한다. 축산업은 지구표면의 1/3과 전 세계농지의 80%를 차지한다. 선진국들이 채식 위주로 전환하면 토지가 대부분 숲으로 바뀌고 기존의 사료용 삼림파괴(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의 91%가 축산업에 기인)도 멈추는 이중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난다. 거기에 유기농을 실시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유기농 토양은 관행농보다 탄소 저장률이 높고 경작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적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월드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축산품의 25%를 대체품으로 바꾸기만 해도 5~10년 내 기후변화를 예방할 뿐 아니라 세계 곡물생산량의 40%를 다른 용도로 활용되게 한다.

둘째,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생물다양성 등은 상호의존적이다. 전문가들은 독립적으로 바라보는 데 익숙해 차별화되고 통합적 해결안이 나오더라도 간과하거나 기존의 틀 속에서 우선순위가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다. 음식은 서로를 연결하며 시너지를 창출한다. 인류가 육류소비를 현재의 1/8 정도로 줄이고 빈국들의 식량접근을 보장하며 그 지역의 유기농업을 지원한다면 기후정의와 식량안보, 생물다양성과 양극화 해결이 동시에 가능하다.

셋째, 축산업은 글로벌 상품이다. 개별국가에서는 미미해 보이지만 글로벌 차원에서는 최대 감축원이다. 숲의 회복을 위해, 국내에서만 아니라 국가 경계를 뛰어넘는 행동이 요구된다. 즉 산림파괴로 생산된 국가의 육류 제품 수입을 금하거나 윤리적 소비가 필요하다. 선진국의 축산업과 화학농업에 대한 보조금을 유기농이나 산림회복에 전환해도 감축효과가 배가된다. 로비로 인한 환경적 측면에서 매우 불합리한 지원이 세계경제 규모의 2.5%에 달한다는 연구도 있다. 현재의 식량생산방식과 축산업의 확장은 식습관과 선택에 따른 것이지 결코 ‘자연적’인 게 아니다.

넷째, 문제의 원인이 된 사고방식으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음식은 우리 생명이 많은 생명의 헌신적 희생으로 뒷받침되며 자연의 힘으로 살려지고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케 한다. 인간을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두는 인간중심의 사고에 벗어나 인간도 우주전체 질서의 일부임을 깨닫는다. 이 자각은 현재의 정치 경제의 잘못된 점에 대응하는 우리의 태도와 방식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다. 두려움보다는 사랑, 결핍이 아닌 풍요의 시각에서 문제를 보게 하기 때문이다. 만약 삶이 정글이라면 우리의 태도와 행동이 정글에서 자라는 방식으로 표현되기에, 실제 정글을 현실화한다. 마찬가지로 지구온난화를 두려움 아닌 상호의존성과 자비의 눈으로 보고 그 위기에 대응한다면 얼마나 놀라운 변화가 이뤄질까?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부처님은 “이 벼 이삭을 볼 수 있다면 상호의존성과 그 기원도 알 것”이라고 했다. 비건(완전채식)은 이름일 뿐 사실 상호의존성 자각의 한 표현이다. 만약 이 상호의존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비건은 이 세상과 인류, 다음 세대와 동물, 우리 자신과 우리가 사랑하는 모두에게 줄 수 있는 멋진 선물이다. 특히 그 자체가 ‘온실 지구’를 막고 지구의 자정능력을 살리는 가장 빠르며 쉽고 강력한 실천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directcontact@hanmail.net

[1452호 / 2018년 8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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