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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장보살을 따라 나선 수행자의 신앙고백

  • 불서
  • 입력 2018.08.27 11:23
  • 호수 1453
  • 댓글 0

‘내 생을 찾아서’ / 보영 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내 생을 찾아서’
‘내 생을 찾아서’

매일 발생하는 강력범죄가 언론매체를 통해 전해진다. 상상도 못할 흉악한 일이 그만큼 많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이 세간에는 거짓과 과장이 난무하고 나쁜 무리들이 넘쳐 난다. 오히려 정직한 사람이 바보 취급을 당하면서도 참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열심히 사는 사람이 사회에서 매장당할 정도로 억울한 일까지 감당해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부조리한 사회에 환멸을 느끼는 이들은 내적 갈등을 겪기 마련이다.

물론 이런 일이 오늘날에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그 옛날에도 비슷한 환경에서 고뇌를 가득 안고 살아가던 이들이 있었다. 그 중 특별한 인물이 바로 ‘법장’이다. 그는 ‘이 세상 어딘가에 거짓이 없고, 정말로 아름답고 진실한 삶이 있는 나라가 없을까’ 하고 번민을 거듭했다. 그는 결국 호화로운 궁전을 버리고 그 아름다운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 하나를 안고 구도자가 됐다.

‘법장보살’. 그는 왜 그토록 번민했을까. 그가 바라던 소망은 지금 우리가 갖는 소망과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그가 어떻게 보살이 되고 부처가 됐는지, 그 삶의 궤적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책 ‘내 생을 찾아서’는 법장보살의 삶과 가르침을 따라 새로운 수행의 길에 들어선 어느 스님의 신앙고백서다. 하지만 여기에는 개인의 신앙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생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안내하는 이정표가 들어 있다.

저자 보영 스님은 신앙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지 않던 어느 날 법장보살을 만난 이후 법장보살의 수행과 고뇌의 과정을 하나하나 살폈다. 그 결과 법장보살이 진정한 수행사문의 모습을 몸소 시현해 중생들을 깨닫게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 깨달음의 내용은 바로 염불의 세계였다. 그렇게 이어진 법장보살과의 만남은 이후 수행에 큰 전환점이 됐다.

전체 3장으로 구성된 책의 첫 장은 ‘정토불교의 탄생’을 말하며 법장보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아미타불은 원래 법장(法藏)이라는 비구승, 즉 법장보살이었으며 48개의 큰 서원을 세우고 오랜 수행 끝에 서원을 모두 이룬 뒤 부처가 되어 서방 극락세계를 주재하는 부처님이다. 여기서는 법장보살이 스스로 5겁 동안 본원 성취를 위해 수행에 매진, 마침내 불국토가 완성되고 아미타불이 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내 생을 찾아서’는 법장보살의 삶을 따라 수행에 매진하는 한 스님의 신앙고백이다. 허만욱 동국대 명예교수, 김민서 동국대 초빙교수의 그림이 더해져 공감을 높이고 있다.
‘내 생을 찾아서’는 법장보살의 삶을 따라 수행에 매진하는 한 스님의 신앙고백이다. 허만욱 동국대 명예교수, 김민서 동국대 초빙교수의 그림이 더해져 공감을 높이고 있다.

이어 2장 ‘극락정토의 장엄’은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일상성에 안주하지 못하고 항상 현실과는 다른 세계에 매몰돼 있는 인간의 숙명을 노래’한 시로 시작한다. 저자는 여기서 일가의 단란하고 즐거운 저녁 자리를 박차고 나간 주인공이 누구인지 물으며 가출과 출가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러면서 출가수행자들이 자신의 구제는 물론, 일체 중생의 제도까지 마음에 둔 보리심을 어떻게 기르고 드러내는지 일러준다.

그리고 마지막 3장 ‘염불의 전등’에서 신란 스님의 가르침을 기록한 오래된 일본 불교서적 ‘탄이초’를 인용해 숙업의 염불을 설명해나간다. 저자는 주문으로서의 염불이 아니라, 자각으로서의 염불이 어리석은 나를 깨우치고 진실된 길을 걷게 해준다는 점을 강조한다.

법장보살을 만나 염불행자의 삶을 살아온 저자는 “나는 지금 내 앞에 놓인 이 국토의 새로운 도로 위에 설레는 마음으로 첫 발자국을 남기려 합니다. 법장의 대원에 의지해 오로지 걸어가겠습니다. 과연 이 선택지가 어떠한 결과로 다가올지 불안합니다. 그러나 나는 이 미지의 도로를 선지자인 조사께서도 걸으셨다기에 그냥 믿고 걸어 보렵니다. 눈을 똑바로 뜨고 앞으로 걸어 나가겠습니다”라며 불교를 알고자 하고,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고자 하는 이들이 함께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법장보살을 따라 새로운 수행의 길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수행자의 삶을 찾은 한 스님의 신앙고백서에서 염불과 정토, 그리고 불교의 이상향을 만날 수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53호 / 2018년 8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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