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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생석란(鐵牛生石卵)

신부·목사들의 불교폄훼

종교(宗敎)를 풀이하면 ‘으뜸 되는 가르침’이다. 그러나 종교라는 이름으로 일어나는 전쟁과 살인, 일탈들을 보면 의미가 무색해진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한 축이 바로 종교 간 갈등이다.

우리는 다종교 사회이지만 종교 간 분쟁이 심각하지는 않다. 물론 평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신교 광신도들이 법당과 불상을 훼손하는 일탈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심각한 사태로 번지지 않은 것은 불교의 포용성에 더해 종교지도자들이 서로를 존중하는 상대주의적 관점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신학대학에서 파면됐다가 재판에서 이긴 손원영 교수 사건으로 종교평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파면 사유가 법당을 훼손한 개신교 신자들의 행동을 사과하고 복구비용을 모금했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이유였기 때문이다. 잠복돼 있는 불교를 향한 개신교의 적의가 느껴진다. 특히 최근 가톨릭과 개신교의 원로급 신부와 목사들이 불교를 공격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가톨릭 복지시설에서 169명이 죽어간 엽기적 사건은 침묵하는 대신 조계사 앞에서 불교개혁을 외치며 추태를 부린 신부와 교회세습이 사회적 지탄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계종이 적폐라며 정부개입을 촉구한 목사가 등장하면서 우리사회는 종교 간 공존을 말하기 어려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철우생석란(鐵牛生石卵)이라는 말이 있다. “철로 된 소가 돌로 된 알을 낳는다”는 뜻으로 애당초 불가능한 일을 말한다. 과거의 훼불이 일부 광신도의 짓이었다면 이제는 불교를 공격해 자신들의 부끄러운 치부를 감추려는 기독교 성직자들의 불교폄훼가 노골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불교도 종교평화를 위해 기우려 왔던 인내를 끝낼 수도 있다. 169명의 죽음에 대해 가톨릭의 책임을 묻고 교회세습이라는 엽기적인 행위에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은 혹시라도 종교적 상대주의를 넘어선 간섭으로 비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따른 것임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54호 / 2018년 9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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