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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디파마-상

가난한 아이들 돕는 선행 끝에 ‘빛의 엄마’ 된 인도 여성

사찰 봉사하며 매일 예 올려
12세에 혼인…미얀마서 생활
아이 잃는 슬픔 끝에 딸 얻어

나니 바라 바루아는 1911년 3월25일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 뱅갈의 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치타공 지역은 다양한 인종과 여러 종교들이 섞여있는 곳이었다. 힌두교, 무슬림, 불교 신자 모두가 갈등과 분쟁 없이 살아가는 평화로운 지역이었다. 치타공 지역의 불교 신자들은 부처님이 인도에 머물렀던 시대부터 그곳에 뿌리 내리고 살아온 사람들의 후손이다. 바루아 집안도 인도 최초 불교 가문 중 하나로 깊은 불심을 가진 가문이었다.

여섯 형제 중 장녀였던 그는 불교에 입각한 교육을 강조했던 부모님 때문에 아주 어릴 때부터 불교 기본교리와 수행 교육을 받았고, 꼬마 시절부터 불교의 의식과 참선 등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사찰에 가면 열정적이고 적극적이었지만 사찰 밖 일상생활에서는 언제나 부끄럼 많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수줍은 여자아이였다. 학교에 단 하루도 결석하지 않고 나가는 일과 함께 그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집 안 작은 불상 앞에 매일 신선한 꽃을 바치는 것이었다. 매일 아침 들판에 나가 가장 향기롭고 예쁜 꽃을 꺾어 와서 불상 앞에 놓고 예를 올리며 하루를 시작했다.
 

디파마는 역경 속에서도 남을 도우며 빛의 엄마로 불렸다.
디파마는 역경 속에서도 남을 도우며 빛의 엄마로 불렸다.

그 당시 인도에서는 여자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집 안에 머물며 결혼을 준비했다. 그래서 12세가 되던 해 나니 또한 학업을 중단하고 결혼식을 올렸다. 남편은 옆 마을에 살던 25세 란자니 라얀 바루아였다. 란자니 라얀 바루아는 엔지니어로 국경을 넘어 미얀마에서 일하고 있었다. 결혼식 일주일 후 남편은 어린 신부를 자신의 부모님과 함께 머물게 하고 다시 미얀마로 떠났다. 그는 결혼 후 외롭게 2년을 보냈다. 시부모는 남편 옆에서 살수있도록 그를 양곤으로 향하는 배에 태워 떠나보냈다. 낯선 나라에 도착한 나니는 단 일주일 동안 지냈던 생소한 남편과 함께 새 삶을 시작했다. 양곤에 도착하고 첫 해에 낯선 환경과 외국어 때문에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남편은 자상했고 그를 큰 이해심과 사랑으로 다독이며 격려했다. 남편의 사랑과 자상함에 남편을 향해 마음을 열어 큰 신뢰심을 갖기 시작했고, 일년이 지나면서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신혼 생활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나니는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몸이었다. 나니와 란자니는 아이 없는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불교 신자들의 모임에 열심히 참여하기 시작했고 집에서도 불경과 유명한 스님의 가르침을 담은 서적들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아이가 없었지만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가득한 부부였다. 이 부부는 돈을 모아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기부를 이어 나가기도 했다. 이 착한 부부의 선행에 하늘도 감동을 했던 것이었을까? 나니가 35세가 되던 해 드디어 아이를 가졌고 건강한 여자 아이를 출산했다. 그렇게 행복이 찾아와 큰 웃음을 찾았던 부부의 행복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그들이 어렵게 얻은 소중한 딸은 3개월이 채 되지도 않아 심장병에 걸려 세상을 뜨고 말았다. 하지만 슬픔을 극복하고 4년 후 나니는 다시 딸을 출산했다. 디파라는 이름을 가진 나니의 딸은 아주 갓난 아이였던 순간부터 방긋방긋 웃기만 하는 행복한 아기였다. 거듭된 역경을 극복하고 마침내 얻은 디파와 나니를 본 주변 사람들은 나니라는 이름 보다는 ‘디파 마’ 즉 ‘디파의 엄마’라는 이름으로 그녀를 부르기 시작했다. ‘디파’는 산스크리트어로 ‘빛’을 의미하기에 사람들은 나니를 ‘빛의 엄마’라는 이중적 의미로도 그녀를 부르곤 했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455호 / 2018년 9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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