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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견성체험-상

기자명 이제열

꿈에 신사 만난 후 금강경 독송 매진

광주서 온 60세 안팎 여성불자
괴로운 삶 극복하려 독송 시작
정진 중 삼매 체험해 점검요청

전라도 광주에 산다는 육십 전후의 여성 불자가 찾아왔다. 멀리서 온 이유를 물었더니 자신은 ‘금강경’을 독송하다가 삼매를 체험하고 깨달음을 얻었는데 법사님이 ‘금강경’에 밝다고 해서 점검을 받으러 왔다고 했다. 필자는 그 불자에게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말해달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금강경’ 독송은 삶이 너무 고달프고 힘든 과정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원활치 못한 부부관계 속에서 남편은 무능력과 도박 중독으로 인해 가정은 피폐해졌고 아들 하나는 어렸을 때부터 자폐증세로 정상적인 행동을 못하고 있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자신은 유방암까지 앓게 되었다. 온갖 가정 문제로 고통을 받는 상황에서 암수술까지 받아야 했으니 세상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나마 시댁의 도움으로 생계 유지는 가능했지만 하루하루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불자가 매달릴 곳이라고는 부처님 밖에 없었다. 그는 시간이 나면 집에서 가까운 암자를 찾아가 기도를 드리곤 했다. 늘 부처님 앞에 앉으면 ‘전생의 죄업으로 금생에 이런 삶을 사는 것이니 부디 전생의 업장을 소멸시켜 삶의 길을 열어 달라’고 빌었다. 그러던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불교방송을 보다가 스님의 법문을 듣게 됐다. 그 스님은 수행을 해서 견성하면 대자유인이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대자유인이 되는 길에는 승속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고 그 불자는 결심했다. 자신이 온갖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수행 뿐이라 여겼다.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맞는 수행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 절 저 절, 이 도량 저 도량 이 스님 저 스님을 찾아다니며 공부법을 묻고 실천도 해보았지만 도무지 마음에 자리가 잡히지 않았다. 몇년 공부법을 익히기 위해 여러 가지로 애를 쓰던 중에 신비한 꿈을 꾸게 됐다.

어느 산길을 걷는데 웬 말끔하게 차려입은 신사가 나타나 나도 절에서 기도하고 내려오는 불자라고 소개하면서 ‘금강경’을 수지독송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자신이 들고 있던 ‘금강경’을 손에 쥐어주면서 보살님도 ‘금강경’ 독송을 해보라고 권했다. 그는 꿈을 깬 후 곧바로 ‘금강경’을 한 권 사 가지고 암자로 가서 독송하기 시작했다. 이는 필시 불보살님의 감응이라 믿고 의심없이 수행에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하루에 다섯 시간 매일 ‘금강경’ 독송에 힘썼다.

이렇게 경전을 독송하다 보니 어느 때인가부터 속도가 붙게 되었고 무엇보다 크고 작은 망상번뇌들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떤 때는 독송일념이 되어 다섯 시간이 한 순간밖에 되지 않는 때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법당에 앉아 ‘금강경’을 열심히 읽고 있는데 밖에서 떠드는 소리가 났다. 어느 불자가 아이를 데리고 절엘 왔는데 아이가 어머니 말을 안 듣자 화가 난 어머니가 아이를 다그치는 소리였다. 이에 그 불자는 짜증이 났다. 신성한 자신의 수행을 방해한다 싶어 불쾌감이 든 것이다.

그런데 이때 그 불자의 마음에 큰 반전이 일어났다. 갑자기 독송하던 마음의 힘이 그 짜증내는 마음을 후려치더니 마음이 환하게 열리면서 모든 삶의 경계가 구름 걷히듯 밝아졌다. 거기에는 자신의 삶을 방해했던 남편도, 자식도, 병도, 업도 없었다. 오로지 밝음과 자유만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다. 너무나 감격한 그 불자는 곧바로 절의 주지 스님에게 자신의 경계를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그 스님은 불자님이 불보살의 가피로 이루어낸 공덕이라고 칭찬하면서 견성했다고 인가를 했다. 그 뒤 그 불자에게는 어떠한 삶의 경계도 마음에 파고들지 못하였다. 주어진 삶이 그대로 부처님의 법이라는 확신 속에 이전과는 다른 행복감을 느꼈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체험을 들려주면서 수행 할 것을 독려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견성 체험을 한지 일 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법림선원 지도법사 yoomalee@hanmail.net

 

[1457호 / 2018년 9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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