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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진흥위·소통위 기대…보험·의료비 전액 지원 예고

  • 교계
  • 입력 2018.10.01 11:11
  • 수정 2018.10.01 11:13
  • 호수 1458
  • 댓글 0

종책으로 본 조계종의 변화

주기별 분야별 대중공사 개최 등
전문가들의 공의 수렴의 장 눈길
독립성 보장된 화쟁위 역할 주목
주지인사권 이양·비구니회 법제화

호법과 사법 그리고 교구본사와 중앙승가대 총장, 중앙종회의장을 두루 역임한 원행 스님이 제36대 총무원장에 당선되면서 조계종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종무행정에 밝고 화합과 조율에도 일가견이 있는 스님이 조계종 행정수반에 자리했기 때문이다.

36대 집행부는 전임 총무원장스님의 중도사퇴 전후로 불거진 혼란과 갈등 수습에 나서는 동시에 개혁의 발걸음도 내디뎌야 한다. 일부 스님들과 재가자 및 단체들이 확인 되지 않은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면서 초래된 분열로 쌓인 불신의 해소가 급선무다. 일정 궤도에 오른 승려복지제도 안착과 갈 길 먼 비구니스님의 권익 향상도 중요하다.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스님들의 능력 함양과 불교문화콘텐츠 개발, 사회 각 분야에 걸친 불합리한 문제를 불교적으로 풀어나가고 약자의 아픔을 함께하는 사회적 역할 역시 필요하다. 외부세력들의 적폐청산 주장, 승가 관련 허위 의혹 확산 등으로 추락한 위상과 실추된 신뢰 회복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를 통해 종도는 물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과 집행부가 변화시켜야 할 모습이다.

“소통과 화합으로 미래불교를 열겠습니다”는 종책집과 두 차례의 종책토론회에서 드러난 원행 스님의 종단 운영 밑그림에 향후 조계종의 4년, 한국불교의 변화가 예고돼 있다.

▶소통·화합으로 신뢰 회복=7대 주요종책 가운데 첫 번째로 ‘소통’을 제시했다. ‘(가칭)소통과 화합위원회’를 구성한다. 그 동안 종단의 책임 있는 소임을 맡았거나 일정 법랍이 되는 스님들을 대상으로 위원회를 꾸린다는 방침이다. 위원회에는 각 분야별 분과를 두고 현재 종단의 문제에 대한 대안과 미래불교를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수렴된 제안은 위원회 등 의결기구를 거쳐 종책에 반영될 전망이다. 기존의 화쟁위원회는 대사회 문제에 대한 불교 입장을 대변하는 기구로 재편하는 동시에 종단 내부 갈등을 중재하도록 독립성을 부여한다.

대중공의를 통한 지속적인 혁신으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종책도 주목된다. 교구본사 등 각 단위별로 주기별 대중공사를 열어 참신한 의견을 구한다. 그동안 실현되지 못했던 종단의 혁신 과제도 연구 검토해 당장 실현 가능한 부분은 종책으로 옮길 예정이다.

원행 스님은 “타당한 비판을 수용하고 검토해 공생하는 불교적인 대안을 찾겠다. 하지만 외부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겠다”고 했다.

▶승가복지·교육 시스템 안착=노후 걱정 없이 수행과 전법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은 종단의 숙원사업이다. 원행 스님도 총무원장 임기 중 가장 먼저 펼칠 종책으로 승려노후복지를 꼽았다. 교구본사와 협의해 노스님들을 위한 교구별 비구·비구니 수행관 건립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치매, 암 등 중증 질환 관련 요양시설을 권역별로 설립하고 지역별 의료시설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스님들의 의료혜택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실비 부분은 좀 더 구체적으로 바뀐다. 연간 3억원의 승보공양 후원금을 4억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중앙예산을 더 배정한다. 특히 2019년 1500명 스님에게 지급 예정인 1인당 5만6000원의 국
민연금과 의료보험료를 단계적으로 증액한다. 임기 4년 안에 1만2000여명 스님들의 국민연금과 의료보험료를 100% 지원할 계획이다.

원행 스님은 “승가복지는 종단의 백년대계다. 노후 걱정 없는 승가복지의 기틀을 확립하겠다”며 “스님들이 떳떳하게 수행하고 포교하도록 승려복지로 편안하게 뒷바라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교구중심·비구니 권익 향상=교구중심제는 총무원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다. 구체적으로 인사 검증을 통한 인사평가체계 실현, 교구행정 책임제 도입, 본사별 문화 역량 강화를 위한 종단 차원 지원 확대 등을 공약했다. 총무원은 대사회 혹은 대정부 역할과 호법기능을 전담하되 임명권과 재산권 등은 이양하겠다는 것이다.

총무원에서 신원조회 및 분담금 납부 등 감사를 거쳐 임명되는 말사주지 인사 절차를 조정한다. 신원조회를 제외한 나머지 절차는 교구본사에게 이양한다. 중앙종무기관과 교구본사 종무원의 순환근무제를 탄력적으로 실시해 종무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총무원 직영 사찰 최소화와 교구별 특별분담사찰 지정 및 운영 확대, 직할교구의 강북·강남·인천으로 분리 등 자치 강화 역시 달라질 조계종의 미래다.

“출가 이부중은 교구본사에서 교육과 수용을 균등히 하고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원행 스님이 전국비구니회를 종법기구화하고 비구니스님특별교구를 설립해 비구니스님의 권리와 복지 향상을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불교문화 창조적 계승=총무원장 직속으로 발족된 ‘불교문화진흥위원회’가 담당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산사’가 지정되면서 한국불교 전통문화를 바라보는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확인된 불교문화 자산을 유지하고 계승할 책무를 직속 기구에서 다하겠다는 복안이다. 국행수륙재와 연등회 등 문화재로 지정된 선례를 참고해 다수 무형문화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특별기구도 구성될 예정이다.

국내 유형문화재 약 70%를 차지하는 불교문화재를 보존·유지하기 위해 연구 인력이나 통합적 관리에 들어간다. 중앙승가대 문화재학과, 동국대 불교학과와 연계해 연구 효율성과 관리 기능을 강화한다.

규제 중심인 불교 관련 국가법령도 정부와 협의를 거쳐 폐지 혹은 대체입법이 입안되도록 손질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찰 문화재관람료 문제 해결이나 국립공원으로 편입된 사찰 재산 보상 방안을 정부에 강하게 어필할 전망이다.

▶대사회적 역할 확대=원행 스님은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두고 “대승불교의 정체성 확립”이라고 단언했다. 활발히 활동 중인 사회노동위원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각 분야 사회단체들과 연대를 지속적으로 이어간다. 낙태, 존엄사, 아동학대 등 사회의제에 미온적 대처는 전문가로 구성된 비상근 연구팀에서 해법을 제시한다. 금강산 신계사에 템플스테이 교류를 추진하는 등 잇단 남북정상회담으로 조성된 남북평화에 적극 일조할 계획이다.

“위로는 부처님 가르침에 의지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위해 살겠다는 발원을 항상 되새긴다”고 강조한 원행 스님의 원력이 4년 뒤 조계종의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58호 / 2018년 10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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