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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마하나라다카사파 자타카-중

천신 나라다, 숙명론에 빠진 아간티왕 꾸짖다

순세외도 편견에 빠진 왕
국정 외면하고 보시 중단
루자 공주 천신에 도움 요청
나라다 천신, 왕 설득 나서

태국 랏차부리 불교사원의 마하나라다카사파 자타카에서 아간티왕과 루자공주 그리고 천신 나라다.
태국 랏차부리 불교사원의 마하나라다카사파 자타카에서 아간티왕과 루자공주 그리고 천신 나라다.

아간티(Aganti)왕은 왕궁으로 돌아온 후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보시를 중단했다. 왕은 매일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음악, 멋진 춤을 즐기며 스스로의 감각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1달이 지난 후 보름달이 뜬 날 루자(Rujā) 공주는 아름답게 치장하고 왕에게 가서 말했다.

“왕이시여, 저에게 금화 1000개를 내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금화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시하겠습니다.”
왕이 답했다.
“사랑하는 공주여, 너를 위한 것이라면 얼마든지 줄 수 있다. 하지만 너는 이미 수많은 금화들을 가난한 걸인들에게 나누어주며 낭비하고 있다. 보시를 통해 어떠한 공덕도 쌓을 수 없다. 숙명이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은 결코 바꿀 수가 없는 것이다.”

루자 공주는 눈물을 흘리며 순세외도의 편협한 견해에 빠진 아버지를 설득하려 했지만 왕은 설득되지 않았다. 왕궁을 나온 공주는 사방으로 절을 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소원을 빌었다.

“이 우주의 올바른 현인들과 천신들이여, 제발 미틸라 왕국에 오셔서 편협한 견해에 눈이 먼 아간티 왕을 설득해주세요. 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라면 저를 위해서라도 꼭 부탁드립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천상세계에서 나라다(Nārada)라는 이름의 현명한 천신으로 계셨다. 루자 공주의 간절한 소망을 들은 나라다는 인간세계로 내려가서 아간티 왕을 설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천신 나라다는 스스로를 황금빛의 화려한 겉옷에 황금 바루를 들고 수행자로 변장하여 왕궁에 나타났다. 루자 공주는 천신이 온 것임을 직감하고 감사의 인사를 한 후 왕에게 안내했다. 왕은 황금빛이 나는 수행자의 화려한 모습에 감탄하며 말했다.

“수행자시여, 당신의 모습은 마치 신과 같습니다. 어디에서 오신 누구신지요? 어떤 가르침을 주실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답했다.

“저는 천상세계에서 온 나라다입니다. 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 올바름, 자제, 그리고 보시입니다. 저는 전생에서 진실 되고 올바르게 살며 수많은 보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천상세계의 신으로 태어났습니다.”

왕은 순세외도인 아지위카(Ājīvika)의 가르침에 따라 우리의 숙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고 현생의 그 어떠한 노력도 이를 바꿀 수 없다고 답했다. 왕은 계속해서 윤회를 부정하면서 자신에게 금화 500개를 빌려주면 다음 생에 금화 1000개로 갑아 주겠다고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이에 천신 나라다는 정색하고 준엄하게 왕을 꾸짖었다.

“왕이시여, 당신은 너무도 어리석습니다. 만일 당신이 올바르고 덕스러운 분이라면 저는 기꺼이 금화 500개를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당신과 같은 삶을 산 사람은 다음 생에 지옥으로 갈 것입니다. 그곳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은 사악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입니다. 빌린 것을 갚아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는 당신에게 금화 500개를 빌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만일 당신이 진실 되고 덕스러우며 올바르다면, 제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금화 500개를 빌려주려 할 것입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견해는 편협하고 사악하며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58호 / 2018년 10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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