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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미소’ 얼굴무늬 수막새 보물 된다

기자명 임은호
  • 성보
  • 입력 2018.10.02 10:43
  • 수정 2018.10.02 14:26
  • 호수 1459
  • 댓글 0

문화재청, 수막새·괘불도 등
보물 예고…“기와로선 처음”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제공.

‘신라의 미소’로 유명한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가 보물이 된다. 기와가 단독으로 보물로 지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10월2일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를 보물로 지정예고 했다. 이와 함께 군위 법주사 괘불도, 예산 대련사 비로자나불 괘불도,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경선사’명 청동북, 장철 정사공신녹권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는 일제강점기 경주 영묘사지(현 사적 제15호 흥륜사지)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막새는 기왓골 끝에 사용되었던 것이므로 보통 암키와·수키와에 비해 그 수량이 현저히 적다.

1934년 일본인 의사 다나카 도시노부(田中敏信)가 경주의 한 골동상점에서 이 수막새를 산 뒤 일본으로 실어 내 갔지만 고 박일훈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의 끈질긴 노력으로 1972년 10월 돌아왔다. 와당 제작틀을 이용해 일률적으로 찍은 일반적인 제작 방식과 달리 손으로 직접 빚은 것으로 바탕흙을 채워 가면서 전체적인 형상을 만든 후 도구를 써서 세부 표현을 마무리했다. 왼쪽 하단 일부가 사라졌으나, 이마와 두 눈, 오뚝한 코, 잔잔한 미소와 두 뺨의 턱선이 조화를 이룬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숙련된 장인의 솜씨가 엿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유일하게 알려진 삼국 시대 얼굴무늬 수막새이자 신라인들의 염원과 인간적인 모습을 구현한 높은 예술적 경지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신라의 우수한 와당 기술이 집약된 대표작”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정밀조사를 통해 새롭게 가치가 알려진 괘불도 3건도 보물지정 예고 대상에 포함됐다. 괘불도는 야외에서 거행되는 영산재, 천도재 등 대규모 불교의식을 위해 제작한 대형 불화다.

문화재청 제공.
군위 법주사 괘불도. 문화재청 제공.

1714년(숙종 40년) 두초 스님 등 화승 9명이 참여해 완성한 군위 법주사 괘불도는 비단 16폭을 이어 제작됐다. 높이가 10m에 달하며 보관을 쓰고 연꽃을 든 입상 여래를 중앙에 그려 넣었다. 문화재청은 “화려한 보관과 장신구를 착용한 보살의 모습과 하단에 용왕과 용녀를 협시보살처럼 배치한 점 등 다른 불화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화면구성을 시도한 것에 주목된다”며 “담채 기법의 색감과 세밀하고 정교한 필선, 다양한 문양 등이 어우러져 작품의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연꽃을 들고 있는 주존불의 모습은 조선 후기 불화의 새로운 도상 연구를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제공.
예산 대련사  비로자나불 괘불도. 문화재청 제공.

1750년(영조 26)에 제작된 예산 대련사 비로자나불 괘불도는 비로자나불을 중심에 배치하고 좌우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아난존자와 가섭존자를 그려 넣은 오존(五尊) 형식을 취하고 있다. 축명, 사혜 등 4명의 화성이 조성한 것으로 일목요연한 구도와 날씬하고 비례가 적당한 인체표현 등은 18세기 전반 충청도 지역 불화 양식을 계승했음을 잘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문화재청은 “19세기 이전 조성된 비로자나불 불화는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오존 구도 또한 유례가 드물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제공.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문화재청 제공.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는 영산재에 사용된 불화로, 1788년(정조 12년) 조선 후기 대표 불화승인 상겸 스님의 주도로 화승 총 22명이 참여해 완성한 것이다. 높이 10m가 넘는 큰 규모로 본존인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주위에 권속을 짜임새 있게 배치했고 밝고 짙은 채색으로 장식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화면이 특징이다. 명료하고 능숙한 필선으로 대상을 표현해 격조있는 품위를 보여주고 있으며 18세기 후반 경상북도 지역의 대표적인 불화 중 하나로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문화재청 제공.
경선사명 청동북. 문화재청 제공.

사찰 의례 때 사용된 ‘경선사’명 청동북(‘景禪寺’銘 金鼓)’은 13세기 청동북 중 기년명이 있는 보기 드문 사례이자 독특한 제작기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제1차 왕자의 난(1398년) 평정에 공을 세운 중추원부사 장철에게 발급된 장철 정사공신녹권(천안박물관)도 지금까지 유일하게 확인된 조선 초기 정사공신녹권이자 역사적·국어학적·서지학적 가치가 높게 평가받는다.

문화재청은 30일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들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459호 / 2018년 10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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