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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직 종무원들 "직원 불신 조장한 노동조합 해산하라"

기자명 최호승
  • 교계
  • 입력 2018.10.02 17:50
  • 호수 1459
  • 댓글 8

재가종무원 56명 10월2일 노조 설립 반대 입장문

민주노총 관계자들의 종단 몰이해
노조설립 사전 논의 배제 등 지적
“서로 상처주는 일 여기서 그쳐야”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차팀장들이 민주노총 조계종 지부 설립에 우려를 표명한데 이어 이번엔 다수의 종무원들이 노조해산과 대화의 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차팀장급 포함 일반직 종무원 56명은 10월2일 내부통신망에 민주노총 조계종 지부 설립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10월1일 차팀장 18명에 이어 38명이 더 서명했으며, 노조로 인해 종무원간 갈등과 불신이 초래된 점을 지적했다.

종무원들은 “이번에 출범한 민주노총 조계종 지부의 입장은 조계종 중앙종무기관에 근무하는 일반직 종무원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 아니다”라며 “노조 출범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종단 내부 문제는 대화로 소통하고자 했고 자율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했다”며 “종무수행 과정서 입장차가 있더라도 종헌종법 내에서 문제를 해결해왔고 부처님 법을 믿고 실천하는 불제자라는 공동체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종무원들은 노조 설립에 있어 △사전 논의 배제 △민주노총 관계자들의 종단 정서 몰이해 △외부기관의 간섭 등을 지적하며 노조를 반대했다.

“노조 출범 당일 어떤 사전통보도 없었다”고 언급한 종무원들은 “노조 집행부 누구도 동석하지 않고 민주노총 관계자들만 총무부를 찾아와 총무부장스님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총무원장스님과 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며 “종단 정서나 구조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여줘 종단 구성원 모두를 실망시켰다”고 비판했다. 특히 “종무원들의 노동가치 인정을 설립 취지로 밝혔지만 정작 불교와 종단, 종무원들에 대한 이해가 절대 부족한 외부기관 뒤에 숨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노총이라는 외부기관이 어떤 방식과 내용으로 사찰과 스님, 신도를 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외부기관에 의존해 문제 개선을 요구하는 지금 모습은 종단 구성원 모두에게 크나큰 상처”라고 우려했다.

노조 설립 반대 이유를 밝힌 종무원들은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 탈퇴와 해산, 다 같이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서로 불신하고 눈치 보며 갈라서는 모습은 중단돼야 한다”며 “누군가의 손에 이끌리듯 종무원들간 서로 불신하고 갈라서는 모습만이 초래될 뿐”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종무원들은 총무원 인사관리 부서와 종무원조합 원우회에 종무원들의 근로환경 개선 등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종무원들은 “우리는 노동을 통한 생계유지와 자기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노동자이자, 삼보를 외호하고 신도들의 신행과 전법을 보좌하는 종무원임을 부정할 수 없다”며 “노조 설립해서라도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이 무엇인지 귀담아 듣고 현실적 한계가 있다면 이해를 구하는 등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장했다. 또 “종무원의 대화와 소통, 협력의 창구인 종무원조합은 조합원의 자아실현과 불교 및 종단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설립 목적을 잊지 말고 역할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며 “지금 상황을 종무원조합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결연한 의지로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종무원들은 “불교와 종단을 위하는 마음, 그리고 종무원으로서의 자긍심과 불자로서의 삶의 방향성은 모두가 한마음”이라며 “더 이상 서로에게 상처 주는 일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길에 모두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59호 / 2018년 10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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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입장문 전문.

전국민주연합노조 대한불교조계종 지부 출범을 반대하는 일반직 종무원 입장문

지난 9월 20일 전국민주연합노조 대한불교조계종 지부(이하 조계종 지부)의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총연맹 회의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우리 일반직 종무원들은 금번 출범 선언한 조계종 지부의 입장이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무기관에 근무하는 일반직 종무원의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 아님을 밝히고자 입장을 표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종단 내부의 문제는 대화를 통해 소통하고자 했고, 자율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종무수행 과정에서 입장차가 있더라도, 종헌종법 내에서 문제를 해결해 왔습니다. 부처님 법을 믿고 실천하는 불제자라는 공동체의식이 함께 해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조계종 지부는 출범 당일 어떠한 사전 통보도 없음은 물론이고 조계종 지부 집행부는 그 누구도 동석하지 않은 채 민주노총 관계자들만이 총무부를 찾아와 총무부장스님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총무원장스님과 협상하여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종단의 정서나 구조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여줘 일반직 종무원을 포함해 종단 구성원 모두를 실망시켰습니다.

조계종 지부는 사찰과 종도를 위한 소신있는 종무집행, 종단 종무원들의 노동가치 인정을 설립 취지로 밝혔음에도, 정작 불교와 종단 그리고 종무원들에 대한 이해가 절대 부족한 외부기관 뒤에 숨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과 우려가 앞섭니다.

민주노총이라는 외부기관이 어떤 방식과 내용으로 사찰과 스님, 신도를 위하여 지금 여기에 있음을 잊지 않겠다는 우리의 다짐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짐과 동시에 자정하지 못하고 외부기관에 의존하여 문제개선을 요구하는 지금의 모습은 종무원을 포함한 종단 구성원 모두에게 크나큰 상처가 될 것입니다.

조계종 지부 조합원 분들께 간곡히 호소합니다.

지금이라도 노동조합 탈퇴 및 해산을 요청하며, 처음부터 다 같이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어 갈 것을 제안합니다. 더 이상 서로 불신하고 눈치 보며 갈라서는 모습은 중단되어야 하며, 우리 내부의 문제가 정말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 논의하고 해결책을 강구할 수는 없는 것인지를 얘기해 나가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누군가의 손에 이끌리듯 일반직 종무원들간에 서로 불신하고, 갈라서는 모습만이 초래될 뿐입니다.

중앙종무기관 종무원 내부를 설득하지 못하면 결국 사찰에 재직 중인 종무원과 스님, 신도들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총무원 인사관리 부서에 요청합니다.

일부 일반직 종무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해서라도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이 무엇인지 귀담아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고,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면 종무원들에게 이해를 위한 충분한 설명과 필요하다면 양해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앙종무기관은 물론이고 사찰 소속 종무원들이 소신 있게 종무행정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일반직 종무원들은 노동을 통한 생계유지와 자기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노동자이며, 삼보를 외호하고 사찰과 신도들의 신행과 전법활동을 보좌하는 종무원임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종무원조합은 조합원의 자아실현과 불교 및 종단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설립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하며, 목적에 맞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종무원조합은 일반직 종무원의 대화와 소통, 협력의 창구이며, 우리의 뜻과 의지를 한데 모아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무기관을 그 어디보다 건강하고 희망적인 조직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애종심으로 모두가 그 길을 함께해 왔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대한불교조계종 종무원조합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결연한 의지로 앞장서 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종무원으로써 선배, 후배, 동기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서로를 멍들게 하는 행위는 멈춰야 합니다. 서로 다른 모양으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지만, 불교와 종단을 위하는 마음, 그리고 종무원으로서의 자긍심과 불자로서의 삶의 방향성은 모두가 한마음 일 것 입니다.

지금 이 상황은 우리의 현실입니다. 우리가 고민하고 노력해서 해결해야하는 우리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해결합시다. 더 이상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 길에 모두가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불기 2562(2018)년 10월 2일
이 길에 함께 가고자 합니다.

강문정, 공승관, 구정은, 권대식, 권대영, 권지은, 김영남, 김영록, 김영미, 김용구, 김은혜, 김재훈, 김정호, 김지선, 김추연, 김한일, 남보람, 노수경, 박영순, 송재일, 송주실, 송현주, 신유철, 신채희, 심재명, 양원준, 유남욱, 유대호, 윤승환, 윤효원, 이경미, 이선화, 이승연, 이승철, 이영미, 이영식, 이용윤, 이혜영, 인성호, 임융창, 장혜정, 전인동, 정미자, 정유탁, 정종모, 정지연, 정현주, 조영덕, 지정학, 차진주, 최승택, 편수현, 허수길, 황용호, 황지욱, 황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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