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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분단 상징 DMZ서 평화씨앗 파종하다

기자명 최호승
  • 수행
  • 입력 2018.10.15 16:41
  • 수정 2018.10.16 09:14
  • 호수 1461
  • 댓글 1

참선지도자협, 세계명상대전 개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5000여명
아잔 간하·혜국 스님, 평화메시지
아잔 브람은 DMZ 걷기명상 지도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은 자유로웠다. 바람의 언덕 바람개비를 춤추게 하는 바람은 세계유일의 분단국가 한반도를 오갔다. 번뇌는 나를 구속했다. 수행자들은 번뇌로부터 자유롭고 싶었다. 탐내고 상대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번뇌들을 내려놔야 스스로의 마음평화는 물론 남과 북의 진정한 평화도 발원할 수 있었다. 그래서 부처님 가르침을 되새겼다. 세계적인 명상 스승과 참선 지도자가 당부했던 부처님 말씀이 이날 하루만큼은 남과 북이 갈라진 곳에서 평화의 씨앗을 파종했다. 한국참선지도자협회(회장 각산 스님, 이하 참선지도자협회)가 10월13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개최한 DMZ세계평화명상대전에서다.

태국불교 아잔 차 스님의 직계 제자인 왓 프레담마람 수도원장 아라한 아잔 간하, 태국 수행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영국 출신 명상지도자 아잔 브람, 간화선 지도자 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 참선지도자협회장이자 세계평화명상대전 봉행위원장 각산(참불선원장) 스님이 자리했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5000여명의 참선, 명상수행자들이 평화누리공원에 좌복을 깔고 동참해 평화를 향한 자애심을 발현해 눈길을 끌었다.

전국 각지에서 3000여명의 참선, 명상수행자들이 평화누리공원에 좌복을 깔고 동참해 평화를 향한 자애심을 발현해 눈길을 끌었다.
전국 각지에서 5000여명의 참선, 명상수행자들이 평화누리공원에 좌복을 깔고 동참해 평화를 향한 자애심을 발현해 눈길을 끌었다.

남한에서 그것도 분단의 아픔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임진각에서 열린 세계평화명상대전은 극히 이례적인 법석이었다. 내빈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선상신 불교방송BBS 사장은 “분단의 상징인 DMZ가 화합과 평화의 상징으로 바뀌는 그날 한반도와 세계평화의 훈풍이 불 것”이라고 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우리의 태도가 전쟁도 평화도 만든다. 한반도 평화가 우리의 생명이라는 사실을 세계를 향해 보여달라”고 격려했다. 한국명상지도자협회장 혜거 스님은 “이웃을 나와 같은 입장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갖추는 노력이 바로 명상이고 참선”이라며 “평화를 염원한다면 명상이나 참선을 꾸준히 하고 큰 발원을 세워야 한다”고 독려했다.

혜국 스님의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기조법어는 3000여 수행자들의 마음에 평화씨앗을 심는 계기가 됐다.
혜국 스님의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기조법어는 5000여 수행자들의 마음에 평화씨앗을 심는 계기가 됐다.

혜국 스님의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기조법어는 5000여 수행자들의 마음에 평화씨앗을 심는 계기가 됐다. 혜국 스님은 “오늘부터 우리는 마음에 평화의 씨앗을 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전쟁이 완벽한 평화의 준비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전쟁의 승자에겐 평화이지만 패자에겐 피눈물과 복수를 다짐하는 전쟁의 씨앗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존재를 내 생명처럼 여기고, 생명의 무게는 똑같다는 부처님의 불살생 가르침은 만고의 진리”라며 “불살생 가르침은 인류의 보배이자 영원한 평화메시지”라고 역설했다.

특히 혜국 스님은 “투쟁하고 경쟁하는 마음을 이기고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그릇을 만드는 게 우선 과제”라고 했다. 스님은 “본래 그 자리에 있는 달이지만 흙탕물에는 비치지 않는다”며 “탐욕으로 마음이 흙탕물이 되면 ‘평화의 달’은 뜨지 않는다. 오늘 평화씨앗 심는 마음밭을 일구는 법석이 되길 바란다”고 설법했다. 5000여 수행자들은 박수로 감사함을 표현했다.

평화누리공원에 운집한 수행자들은 각산 스님 지도로 좌선실참했다.
평화누리공원에 운집한 수행자들은 각산 스님 지도로 좌선실참했다.

아잔 간하 스님은 아잔 브람이 대신한 평화메시지에서 “자신을 놓고 희생하는 마음이 있어야 자애를 넓게 퍼뜨릴 수 있다”며 “메콩강을 두고 대립했던 태국와 라오스는 현재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든다. 남과 북으로 한반도를 인위적으로 나눈 이 상황도 곧 해결되리라 믿는다”고 확신했다.

평화누리공원에 운집한 수행자들은 각산 스님 지도로 좌선실참을 한 뒤 아잔 브람 스님과 DMZ생태탐방로 걷기명상에 임했다. 바람의 언덕을 거쳐 바람개비 동산을 지나 생태탐방로 6.5km를 걸으며 마음에 평화의 씨앗을 심었다.

대구에서 휠체어를 타고 불편하고 먼 길을 달려온 김영옥(59, 선재심)씨는 세계평화명상대전 내내 환희로운 표정을 지었다.
대구에서 휠체어를 타고 불편하고 먼 길을 달려온 김영옥(59, 선재심)씨는 세계평화명상대전 내내 환희로운 표정을 지었다.

대구에서 휠체어를 타고 불편하고 먼 길을 달려온 김영옥(59, 선재심)씨는 세계평화명상대전 내내 환희로운 표정을 지었다. 김영옥씨는 “마음이 복잡하고 자꾸 부처님 곁에서 멀어진다는 절박함에 참여했다”며 “비록 걷기명상에는 동참하지 못했지만 평화의 씨앗인 불살생을 되새기는 환희심 나는 법석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적어도 이날은 달랐다. 세계유일의 분단 상징 DMZ는 평화라는 에너지가 자유로운 바람에 실려 북녘과 남녘에 너울거렸다. 세계적 명상 스승과 참선 지도자가, 3000여명의 수행자들이 그리고 세계평화명상대전의 바람이었다.

파주=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61호 / 2018년 10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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