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고]지구온난화 막을 브레이크는 ‘채식’

기자명 법보
  • 기고
  • 입력 2018.10.16 10:26
  • 수정 2018.10.16 10:33
  • 호수 1461
  • 댓글 18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10월 1~5일, 인천 송도에서 제48차 총회를 열고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와 관련해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가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와 생명외경’이라는 기고를 보내와 전문 게재한다. 편집자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가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기후재앙으로부터 인류를 구할 구조계획안이라 할 수 있는 인류역사상 가장 중요한 보고서의 하나이다. 2015년 파리 당사국회의(UNFCC)에서 2100년까지 기온상승을 산업화이전 대비 2℃ 이내로 제한할 것을 세계가 합의했었다. 그때 1.5℃ 이내로 노력한다는 단서를 덧붙였고 1.5℃ 제한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요청했었는데 이 보고서는 그 요청에 대한 IPCC의 응답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고서는 2℃와 1.5℃ 제한의 확고한 차이를 강조한다.

옥수수나 쌀, 밀 등의 생산량이 줄어드는 속도가 2℃ 때보다 (1.5℃ 때) 50% 늦춰지고 심각한 물 부족에 노출되는 인구는 50% 준다, 빈곤에 처한 인구도 수억 명 줄고 해수면 상승폭도 10cm 낮아져 천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육상 동·식물이 서식지를 잃을 확률은 50% 줄며, 다른 유형의 생태계로 바뀌는 위험에 노출되는 면적도 50% 줄어든다, 어획량 감소도 50% 줄고 수세기간 영구 동토층이 녹는 상황도 늦출 수 있다. 산호초는 70~90%만 소멸되나 2℃에는 99% 이상이 소멸 더 이상 못 보게 된다. 현재 속도로 진행될 경우, 빠르면 2030년 경 온도 상승폭이 1.5℃ 초과할 것을 예상된다.

보고서는 1.5℃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모든 부문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한 전례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010년 대비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적어도 45%, 2050년까지는 0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석탄 사용을 전면 중단하고 재생가능에너지가 전체 에너지공급의 85%(한국은 현재 4.4%)를 차지하도록 하며 석유 의존도도 2030년까지 37% 줄여야 한다. 심지어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원전 활용을 높일 것을 제언한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인천 송도서 열린 IPCC 제48차 총회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 승인
인류사서 가장 중요한 보고서의 하나
메탄 줄이면 온실가스 감소에 큰 효과
육류생산으로 열대우림 70% 불태워져
축산업이 지구표면 1/3, 농지 80% 차지
채식만 해도 온실가스·물부족 대폭 줄어

보고서는 온실가스 한계감축비용은 2100년까지 2℃보다 3~4배 높은 수준이며 2015년부터 2050년까지 에너지부문 투자규모는 연간 90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 과정에서 저탄소기술과 에너지효율 투자가 5배 증가하는 반면 화석연료 생산·전환에 들어가는 투자는 6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토지이용 분야에서 8억 헥타르의 초지(한반도 산림면적 124배)와 5억 헥타르(한반도 산림 78배)의 식량생산용 토지가 2050년까지 에너지생산용과 산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과 보고서에 많은 부분이 할애되지 않았지만 다른 온실가스 메탄 등도 30%이상 크게 줄여야 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감축과 재생에너지가 주가 된 나머지 이들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는 점이 아쉽지만 보고서는 일상에서의 행동양식의 변화도 강조하는데 특히 토지이용과 메탄 등 다른 온실가스와 관련해서 채식 즉 지속가능한 식습관과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는 윤리적 소비의 중요성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물성 제품은 글로벌 상품인데다 무엇보다 채식을 비롯한 깨어있는 소비는 기후변화에 대한 전 지구적 대응과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와 이산화탄소 감축노력을 뒷받침하며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위) 100년 기준 메탄(CH4)과 이산화탄소(CO2) 감축속도. 그림 아래) IPCC자료 중 가장 중요한 그래프로 100년과 20년 대비 온실가스 복사 강제력. 100년 내에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의 영향력이 절반 넘지만 20년 내에는 메탄의 영향력만 해도 이산화탄소에 버금가고 대류권 오존과 블랙카본(Black Carbon)을 합치면 훨씬 크다. 즉 단기성 온실가스들에 변화를 준다면 즉각적인 냉각효과를 보며 장기적으로 이산화탄소 감축에 시간을 벌어준다.
그림 위) 100년 기준 메탄(CH4)과 이산화탄소(CO2) 감축속도. 그림 아래) IPCC자료 중 가장 중요한 그래프로 100년과 20년 대비 온실가스 복사 강제력. 100년 내에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의 영향력이 절반 넘지만 20년 내에는 메탄의 영향력만 해도 이산화탄소에 버금가고 대류권 오존과 블랙카본(Black Carbon)을 합치면 훨씬 크다. 즉 단기성 온실가스들에 변화를 준다면 즉각적인 냉각효과를 보며 장기적으로 이산화탄소 감축에 시간을 벌어준다.

 

첫째, 이산화탄소를 반으로 줄이는 데 75년이 걸리는 반면 메탄은 단지 8∼9년 걸리고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72~100배 크다. 메탄과 관련해서 중요한 점은, 단시간에 성과를 얻을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보다 쉽다는 것이다. ‘따기 쉬운 과일’이라 부를 만큼 바로 실천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즉 단기성 온실가스를 줄이면 지구온도를 급속도로 냉각해 임계점에 임박한 기후변화의 국면을 빠르게 되돌려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이산화탄소 감축에 드는 시간을 벌어준다. 메탄의 최대 원천은 축산업이고 메탄은 또 다른 단기성 온실가스인 대류권 오존(도시의 스모그)의 생성에도 영향을 준다. 메탄과 오존을 합하면 이산화탄소의 절반에 가까운 영향력을 갖는다. 유엔에 따르면 육류생산으로 인해 아마존 열대우림의 70%가 불태워졌다고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인 그을음이 남극의 블랙카본(눈 위에 떨어지는 검댕이: 단기성 온실가스)의 60%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둘째, 토지이용의 숙제 또한 해결된다. 축산업은 지구표면의 1/3과 전 세계농지의 80%를 차지한다. 선진국들이 채식위주로 전환하면 기존의 소 방목지와 사료용 삼림파괴도 멈추고 그 토지가 숲이 되는 이중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난다. 그밖에 세계 곡물생산량 40%의 다른 용도 활용도 가능하고 물 부족, 생물다양성 등에도 크게 유익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림조성같이 널리 알려진 방법은 1.5°C 목표 달성을 위해 큰 잠재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면에서도 효율적일 뿐 아니라 지구온도 2°C 상승 제한에 필요한 2030년까지의 탄소 감축분 중 3분의 1 이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연구가 저명한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이 연구는 육류를 얻기 위해 키우는 가축을 기후 변화의 주범으로 꼽았다. 가축이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더 큰 메탄가스를 대량 배출하고, 산림을 사정없이 파괴하며 지속 불가능한 만큼의 물을 사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인류가 기후변화의 파국을 막고 2050년 예상 인구인 100억 명을 지탱하려면 채식위주의 지속가능한 식사가 대중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이 육류섭취를 90% 우유는 60% 줄여야 하고 세계 평균적인 시민들은 현재 대비 소고기 소비량을 75% 줄이고, 돼지고기는 90%, 달걀 섭취량은 절반으로 줄이되 콩 섭취는 현재보다 3배, 견과류는 4배 더 섭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고기를 먹느냐 먹지 않느냐의 문제는 전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며, 상황은 매우 긴급하다. 오늘날처럼 생명체들이 심하고 무자비하게 조직적으로 수정되고 대량 학대가 자행된 적이 역사상 없고, 대량 사육으로 인해 지구상의 자원 소모와 환경오염 및 파괴가 이처럼 막대한 적도 없다. 조류독감 등 인수공통 전염병에다 세계기아의 원인제공, 비만과 만성질환 등 인류건강의 최대위협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내적으로 우리는 동물의 살을 반복적으로 먹음으로써 부지불식간에 생명체를 물건으로 보는 데 길들여지고 자신도 모르게 타자의 고통에 무감각해지며 굶주림에 허덕이는 아이, 황폐해진 생태계, 후손에 끼치는 고통과 단절하는 데도 익숙해진다. 고기를 먹는 것은 본연의 생명에 대한 연민과 자비심을 짓뭉개고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일종의 집단적 그림자를 형성하고 이 집단적 그림자는 우리가 먹는 폭력을 감추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도록 조장한다. 그림자는 외부투사를 통해 지구적 생태계 파괴, 소비지상주의, 여성억압, 인종차별, 약물중독 등에도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인과법의 다른 표현인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다. 우주는 서로 비슷한 것끼리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의 식사를 통해 사랑과 자비를 표현할 때 더 큰 사랑과 자비를 끌어오며 모든 게 연결되어 있는 느낌도 커지고 세상을 보는 눈도 날마다 새로워진다. 채식은 우리 내면의 사랑과 자비의 본성으로 돌아가는 작은 발걸음이다. 이 발걸음 하나하나는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거대한 진동과 같다. 그것은 인류전체의 진화에 큰 도약으로 이어진다. 이제 우리는 문명 속에서 다른 생명체에 존중하고 책임을 져야하는 단계에 있다. 생명존중에 기초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발전도 가능한 법이다.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2015년 파리 당사국회의(UNFCC)에서 세계가 합의한 국가별 감축목표를 성실히 이행한다하더라도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520~580억 톤으로 동일 기간 1.5℃ 제한 허용치 250~350억 톤을 크게 초과한다. 이는 2100년 지구 평균온도가 3℃나 그 이상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바탕으로 12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카토비체 당사국회의에서 세계는 다시 한 번 지구와 그 속에 모든 생명체를 구하는 합리적이고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1461호 / 2018년 10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