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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단 북부총괄팀장 서정각-상

기자명 서정각

농부처럼 비불자 마음에 부처님 씨앗 파종

5년 철야기도·백일기도 후 발원
‘금강경’ 공부로 25년 흡연도 끝
불교대학서 체계적 배움 뒤 품수
군대·경찰·교정교화 등 법회 진행

64,성수

“태릉역 5번 출구에서 차를 얻어 타고 육사를 지나 화랑대로 오면 됩니다.”

전화기 너머로 선배 포교사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린다. 포교사라는 거룩한 이름. 전법의 사명을 가졌다는 당당함과 자부심, 부처님 제자라는 든든함에 마음이 확 밝아온다.

퇴계원 사거리를 지나 군 보급부대가 주둔 하는 곳, 10여년 전 군장병들 150여명이 법회에 나오는 곳, 처음 포교사 품수를 받고 배치돼 혼자 2년 동안 법회와 설법 그리고 공양물 준비까지 도맡아했던 곳. 이곳에서 초발심을 불살랐고 신심은 더 굳게 단단해졌다. 인욕 속에서 지혜의 씨앗이 발현되지 않던가. 이제는 북부군1팀에 배치돼 25사단 용주사와 5사단 상승암에서 군장병들을 만나고 있다.

포교사로서 발원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기억을 더듬어본다. 포교사 전 일을 마치고 밤 11시부터 철야를 하다시피 정진했다. 그렇게 거의 매일 5년을 기도했다. 왜 그랬을까. 돌이켜보면 집착을 놓지 못했던 무지 탓인 것 같다. 하지만 그 집착으로 인한 괴로움 때문에 부처님을 만났다. 집착과 괴로움 그리고 어리석음의 고통이 가장 성스러운 진리인 사성제 가운데 고성제였다.
백일기도 중 남모를 경험도 했다. 100일째 되던 날, 새벽 3시. 기도가 끝날 무렵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부처님 한 번 뵙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났다. 그 순간, 하늘에 구멍이 뚫렸고, 부처님 색깔을 상징하는 금빛의 눈이 펑펑 쏟아졌다. 동시에 머리를 아프게 했던 일들이 싹 사라졌다. 이후 기도는 일상이 됐다.

5년을 철야하고 6년째에는 화두로 이뭣고를 붙들었다. 밤중에 행선을 하던 중, 둥근달이 가슴으로 들어왔다. 뜨겁게 눈물이 흘렀고, 참회의 마음이 하염없이 솟구쳤다. 부산 범어사 조실 지유 스님의 ‘문 없는 문을 열다’ 법문을 시청하고 밤새 법열을 느끼고 아침에 일어나 안방을 세 바퀴 돌며 춤을 추기도 했다.

‘도대체 불교란 무엇인가?’ 정식으로 불교에 입문하기로 했다. 3개월 후 ‘금강경’ 공부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금연했다. 25년 동안 못 끊어내던 흡연 습관에 안녕을 고한 것이다. 그리고 ‘금강경’ 사구게를 닳고 닳도록 읽고 외우다 발심, 불교대학에서 체계적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익히다 포교사의 길로 들어섰다.

누구를 포교해야 할까. 소를 몰고 논을 일구는 농부와 비슷하다. 흙에 씨를 뿌려 작물을 길러내고 열매를 맺으면 수확해 가족은 물론 세상에 이익을 주는 게 농사다. 씨는 인이고 열매는 과다. 포교사로서 자신의 농사는 어떠했는가.

부처님오신날 광화문 점등식 준비와 점등을 시작으로 서울지역단 38개팀 포교사들은 연등축제 외호는 물론 광화문에서 행복바라미 모금발대식으로 씨앗을 파종한다. 신규포교사 교육과 포교사고시 대비 강의, 예불의식과 집전 습의, 사회와 지역봉사 등 모든 봉사활동으로 씨앗의 뿌리를 내리게 한다. 이후 매년 3500여명의 포교사가 운집할 수 있는 큰 사찰에 모여 스스로를 점검하는 팔관재계수계실천대법회로 1년 농사의 결과를 수확한다.

스스로의 포교 농사는 여여한지 돌아본다. 군법당을 시작으로 경찰법회, 교정교화법회, 통일법회, 지역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바쁜 일상 중 금요일이 되면 군부대를 비롯해 가야할 장소의 현황을 체크하고 상단에 올릴 공양물과 간식 등 여러 부분을 신경 쓴다. 올해부터 국방부 포상휴가 제도 지원이 끊겼다. 때문에 불교를 비롯한 종교단체에서 군장병 한 명이라도 더 데려오려고 경쟁이 치열해 비상이다. 더구나 모든 일체 비용은 포교사들 자비로 충당하니 군포교가 열악하다는 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01032461977@hanmail.net

 

[1461호 / 2018년 10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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