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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마하자나카 자타카 (Mahājanakajātaka)-하

바다 신 도움으로 목숨 건진 태자, 위데하국 왕이 되다

여신에 의해 미탈라 온 태자
공주와 결혼해 위데하국 통치
망고나무에서 지혜 얻고서는
깊은 수행 끝에 불환과 얻어

태국 랏차부리 불교사원의 마하자나카 자타카에서 마하자나카와 대신들.
태국 랏차부리 불교사원의 마하자나카 자타카에서 마하자나카와 대신들.

바다의 여신 마니메칼라(Manime khalā)는 바다에서 홀로 수영하고 있는 마하자나카 태자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자신을 남쪽 바다의 여신이라고 밝히고 이곳에서 태자가 아무리 열심히 수영한다고 할지라도 결코 살아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자가 답했다. “이길 수 없다고 포기하는 사람은 졌을 때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여신이시여, 저는 힘이 남아 있는 한 이 바다에서 거친 파도를 넘어 육지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최선을 다한 사람은 비록 실패한다고 할지라도 부끄럽지 않은 법입니다.”

마하자나카의 패기와 지혜에 감동한 마니메칼라 여신은 태자를 바다에서 끌어올린 후 하늘로 날려 보냈다. 바다에서 홀로 수영하다 지쳐버린 태자는 미틸라(Mithilā)를 향해 날아가는 동안 깊이 잠이 들었다. 마니메칼라 여신은 태자를 왕궁 옆 망고나무 숲에 있는 사각형 돌 재단에 조용히 눕히고 돌아갔다.

한편 미틸라의 폴라자나카왕은 태자의 배가 출항했을 때 큰 병에 들었고 태자의 배가 침몰했을 때 세상을 떠나 버렸다. 왕에게는 아들이 없었지만 현명하고 아름다운 시왈리(Sīvalī)라는 공주가 있었다. 왕은 임종 직전에 신하들에게 공주를 기쁘게 해줄 수 있고 사각형의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을 찾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신하들은 왕의 마차를 준비한 후 말에게 아무 곳이든 달려가게 했다. 마차는 궁전을 몇 바퀴 돈 후 왕궁 옆 망고나무 숲의 사각형 돌 재단 앞에서 멈추었다. 신하들은 돌 재단에 누워있는 태자를 발견하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태자의 발바닥에서 법륜 마크를 발견한 신하는 “이분이야말로 4대륙을 호령할 전륜성왕이시다”고 선언했다.

부산스러운 소리에 잠이 깬 태자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침착하게 대응하며 신하들의 마음을 얻게 된다. 태자는 시왈리 공주와 결혼하고 짬파(Campā)에서 자신을 보살펴준 브라만 사제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 후 어머니를 모셔왔다. 왕은 건강한 아들을 낳자 디가부(Dīgavu)라 이름하고 태자로 삼았으며 위데하(Videha) 왕국을 번영의 길로 이끌었다.

하루는 왕이 왕궁 옆의 망고나무 숲으로 갔다가 나란히 서있는 2개의 망고나무와 마주하게 되었다. 한 망고나무는 입이 무성하고 아름다웠지만 망고가 없었고, 다른 망고나무는 당당하고 입도 무성하고 망고도 많이 있었다. 왕은 이 망고나무를 지나가면서 망고를 하나 따서 먹었다. 그 나무의 망고는 너무나 맛있었으며 왕은 숲에서 돌아올 때도 망고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왕은 돌아가는 길에 깜짝 놀라게 된다. 망고가 많이 열렸던 나무가 맛있는 망고를 먹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것이다. 왕은 생각했다. ‘망고가 없는 나무는 입과 아름다운 자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망고가 많은 나무는 망고 때문에 입이 다 떨어지고 가지가 꺾여 버렸구나.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이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근심과 걱정에 휩싸이지만,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걱정할 일이 없다. 왕으로서의 삶이 저 망고가 많은 나무와 같다면 출가수행자로서의 삶은 이 망고가 없는 나무와 같다.’

미래의 부처님이신 마하자나카 왕은 이렇게 실존을 자각한 후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출가수행자가 되었고, 히말라야산으로 들어가 깊은 수행 끝에 불환과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62호 / 2018년 10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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