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걱정뿐인 출가자 감소

  • 기자칼럼
  • 입력 2018.11.12 11:01
  • 수정 2018.11.12 11:02
  • 호수 1464
  • 댓글 2

한국불교계는 걱정이다. 해마다 감소하는 출가자 탓이다. 불법승 삼보중 하나인 승보, 즉 스님들의 감소는 불교계의 손실임은 틀림없다.

통계를 보면 출가자 감수 추세는 확연히 드러난다. 조계종의 사미(니) 수계현황에 따르면 1999년 532명을 정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출가자가 줄었다. 2015년엔 204명으로 1999년의 절반 이상 감소했고 2016년 157명, 2017년 151명에 그쳤다. 줄어드는 출가자는 학인스님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중앙승가대, 동국대, 사찰승가대학 등 기본교육기관의 존속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실 출가자 감소 문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 탈종교화 등 누적된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해서 조계종은 몇 가지 자구책으로 출가 독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출가진흥의 해를 선정해 중점적으로 출가를 독려했으며, 출가사이트 운영은 물론 본사별 출가지도법사를 양성해왔다. 출가자 교육·의료비 지원 나아가 소년출가자나 청년출가자의 기본교육기관 입학시 등록금과 수업료 전액 지원이라는 대책까지 내놔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획기적인 대안은 아니더라도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출가자 감소 고민만큼 예비출가자를 향한 관심은 어떨까. 제도와 현장의 확연한 온도차는 아쉽다. 갓 출가한 행자 3명 중 2명은 행자생활 고충과 관련 거주사찰 스님과 상담을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었다. 10명 가운데 6명은 혼자 고민하며 중도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이겨낸 것으로 조사됐다. 66.7%가 거주사찰 스님과 상담한 적이 없고, 59%는 도중에 그만 두고 싶었으며, 60.3%가 행자생활이 힘들어도 스스로 인내했다. 올해 사미(니)계를 받은 54·55기 수계교육 수료자 122명이 설문조사에 답한 결과다.

이는 일선 사찰의 관심이 부족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교육원에 따르면 자체적으로 출가사이트를 운영 중인 교구본사는 범어사와 통도사 2곳뿐이다. 종단 출가사이트를 각 사찰 홈페이지에 링크한 교구본사 역시 용주사, 동화사, 은해사, 송광사, 선운사 등 5곳에 그쳤다. 거주사찰에 정기적인 교육이 주 5회 이뤄지는 곳(18.9%)이 있는가 하면 없는 곳(12.6%)도 적지 않아 편차가 심했다.

출가자 감소 걱정도 중요하지만, 예비출가자들의 고충을 헤아리고 관심을 갖는 일 역시 간과해선 안 된다. 교육원 연수국장 무일 스님의 지적이 뼈아프다. 스님은 “출가자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크지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수십년 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최호승 기자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수많은 별들도 흘려 보면 그 빛은 다 고만고만하다. 그러나 수많은 별 가운데 하나를 계속 바라보면 다르다. 유난히 그 별은 반짝거리며 빛난다. 예비출가자들이 상구보리 하화중생 초발심을 내는 데 마중물이 되는 방법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time@beopbo.com

 

[1464호 / 2018년 11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