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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월서희망재단, 미얀마 오지마을에 학교 세워 미래세대에 희망 심다

기자명 법보
  • 특별기획
  • 입력 2018.11.12 15:05
  • 수정 2018.11.12 15:08
  • 호수 1464
  • 댓글 0

미얀마 바간 인근 쉐티마을 방문
11월3일, 중학교 건물 준공식 봉행
월서 스님·주민 등 700여명 동참
공립학교로 인가…내년 6월 개교
초등교뿐이던 마을에 교육길 열려

미얀마 바간 인근에 위치한 쉐티마을에 처음 문을 열게 될 중학교 건물 준공식에는 학생과 교직원을 비롯해 마을주민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학교는 정부의 인가를 받은 공립학교로 내년 6월 첫 입학생을 받고 문을 연다.

네팔·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등 불교국가 저소득계층의 구호활동 및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는 천호월서희망재단(이사장 월서 스님)이 불교국가 미얀마의 오지 마을에 중학교를 건립했다. 외부와 단절돼 있어 교육의 기회가 제공되지 않던 마을에 건립된 학교는 미얀마 정부의 인가를 받은 공립학교로 내년 6월 문을 열다.

천호월서희망재단은 11월3일 미얀마 마궤주 파코쿠시에 위치한 쉐티마을에서 중학교 건물 준공식을 진행했다. 천호월서희망재단 이사장 월서 스님과 현지 사업 진행을 담당한 산청 대원사 템플스테이국장 혜연 스님, 오미영 천호월서희망재단 사무국장, 이은임 신도회부회장 등이 미얀마 현지를 찾아 학교 준공을 축하했다. 이와 함께 미얀마 현지에서는 정부 및 교육부관계자, 국회의원 등 30여명과 학생, 교사, 쉐티마을 주민 그리고 인근마을 주민들까지 동참해 70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월서 스님은 “한국도 전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많은 이웃나라의 도움과 국민들의 힘으로 현재의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며 “천호월서희망재단에서 이 마을에 학교를 건립함으로써 미얀마의 미래 세대를 이끌어갈 인재를 배출하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미얀마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이라고 강조하며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사람을 심는다[십년수목백년수인. 十年樹木百年樹人]’는 말처럼 인재양성은 국가의 미래가 걸린 것이니 만큼 100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잘 세워 진행해야 한다. 미얀마의 장래는 바로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청소년 교육에 있는 만큼 교육지원 사업을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서부터 꽃을 뿌리며 월서 스님과 관계자들을 환영했다.
월서 스님은 준공식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학용품을 전달하며 학업을 응원했다.

중학교가 위치한 파코쿠시 쉐티마을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3대 불교유적 가운데 하나인 미얀마 대표 불교성지 바간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주민이 500여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로 바간과는 이라와디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지만 소득수준과 생활환경은 바간에 견줄 바가 못 된다. 이라와디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없어 고립된 오지나 다름없는 이 마을엔 인근에 59번학교로 불리는 초등학교가 하나 있을 뿐이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바간 등 도심으로 유학을 해야만 했다. 그나마 유일한 중·고등학교(17번학교)가 있지만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나마도 사립학교인 까닭에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로서는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 5월 쉐티마을 어린이들의 열악한 교육환경 소식을 접하고 마을을 방문한 월서 스님은 당시 주민들에게 대중공양을 펼치고 17번학교에 컴퓨터 등을 지원했다. 또 초등학교인 59번학교의 시설이 낡고 비좁아 학생들의 교육환경이 열악함을 목격한 월서 스님은 5500만원을 보시, 교사신축을 지원했다. 미얀마현지에서는 이 보시금으로 중학교 신축을 결정, 초등학교 졸업 후 배움의 길이 막혀있던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중학교 신축이 결정되자 공사현장에는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 학교건립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벽돌을 굽고 건축자재를 나르는 등 인력이 많이 소모되는 일에 마을주민들이 자원봉사로 동참하면서 넉넉하지 않은 비용으로 불과 6개월여만에 교실 5개를 포함한 교사 3개동과 화장실, 우물, 식수저장탱크 등이 갖춰진 학교건물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특히 주민들은 공사 과정에 사용된 건축용 목재 등도 빠짐없이 재활용해 학교에 필요한 책상과 의자를 만드는 등 정재로 만들어진 월서 스님의 보시금을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겠다는 신심을 보였다. 준공식에서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월서 스님은 “주민들의 마음과 노력 모두가 진정한 보시”라며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준공된 중학교는 아직 정식 이름이 없지만 미얀마 교육부로부터 중학교 인가를 받은 상태다. 내년 6월 공립중학교로 개교, 초등학교를 졸업한 신입생 20여명이 1학년으로 첫 입학할 예정이다. 1개 반은 최대 30명으로 구성되고 2개 반이 한 교실을 사용하면 최대 300여명의 학생들이 이 학교에서 공부하며 미래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된다.
 

중학교 건립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된 학생들은 감사의 의미로 공연을 펼쳤다.
준공식에는 교육부 관계자와 정부인사, 마을 주민 등이 참석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준공식에 참석한 학생들은 새로 생긴 중학교 곳곳을 둘러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초등학교가 배움의 끝이라 여겼던 아이들에게 중학교는 더 큰 꿈을 품을 수 있는 희망의 둥지였다. 내년 여름 초등학교를 졸업할 예정인 한 학생은 “도시로 가면 중학교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우리 마을에서는 중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들이 거의 없었다”며 “이제 집을 떠나 도시로 가지 않아도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은 월서 스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열심히 공부해 미얀마의 미래를 책임지는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준공식에 참석한 미얀마 교육부 관계자는 “미얀마정부가 교육 사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정부의 지원이 닿지 않는 오지가 많다”며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이렇게 튼튼한 학교를 지어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마련해주신 스님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에게는 “학교가 생긴 만큼 선생님들과 열심히 공부해서 국가의 미래를 이끌 인재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교를 선물 받은 마을주민들의 기쁨은 월서 스님을 비롯해 천호월서희망재단 관계자들을 환영하는 정성스런 손길에서도 묻어났다. 주민들은 이날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마을로 향하는 월서 스님의 차량을 마을입구 4~5km 전부터 맞이해 불교기를 앞세운 오토바이 20여대로 에스코트하는 진풍경을 펼쳐보였다. 특히 천호월서희망재단 관계자들이 마을에 도착하자 주민들은 꽃을 뿌리고 ‘축복경’을 외우며 스님이 속히 깨달음을 얻어 중생을 구제하길 바라는 미얀마전통의식으로 스님을 맞이했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스님은 준공을 알리는 테이프커팅과 기념표석 제막에 이어 행사에 동참한 관계자들과 주민들에게 골고루 감로수를 뿌리며 부처님의 가피와 행복을 축원했다.

월서 스님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140여명의 학생들에게 학업에 필요한 공책과 필기구 등을 전달하며 학업을 응원했다. 또 14명의 교사들에게는 후원금을 전달했다. 마을주민들에게도 후원금을 전하며 학교운영과 아이들의 교육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1464호 / 2018년 11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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