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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단 사무국장 양영미-하

기자명 양영미

많은 사람들 행복 위해 전법의 길 위에 서다

사찰 소임으로 포교 여력 부족
신행단체 살피다 본격적인 활동
단복이 헤질 정도로 입고 다녀
충북대병원 휠체어봉사 이끌어

53, 광명화

사실 포교사를 지원한 계기는 특별하지 않다.

충북불교대학 간사일을 보면서 스님이 한번 지원해 보라고 하셔서 뜻하지 않게 지원하게 됐다. 품수를 받고 염불포교팀에 소속해 있으면서도 몇 년간 포교사 활동은 하지 않았다. 재적사찰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포교사 활동을 따로 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어느 날이었다. 옷장 정리를 하던 중 벽장 구석에 처박혀 있던 곰팡이 난 상자를 발견했다. 열어보니 품수 이후로 한 번도 입어본 적 없는 포교사복이 가지런히 개어져 있었다. 상자와 함께 버릴까 갈등이 일었다. 그때 한순간 ‘혹시나 이 옷이 필요하게 될 날이 있을지 몰라’라는 의구심 반으로 옷장 한구석에 걸어놓았다. 지금은 뻔질나게 입고 다녀서 헤져 한 벌 더 마련해 행사 때마다 포교사로서 당당히 나서고 있다.

6년 전 재적사찰에서 사무차장 소임을 맡게 되어 신행단체 활성화를 고심하면서 재적사찰 신행단체인 용화사포교사회를 돌아보게 됐다. 삼보를 호지하고 불법을 홍포하는 사명을 맡은 포교사들의 사찰 내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포교사동기 도반이 포교사회장에 추대되고 나는 총무, 교육국장 일을 시작했다. 재적사찰, 신도들이 포교사에게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고 여법한 신행단체로 거듭나기를 노력했다. 본격적으로 포교사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그 후, 3년 동안 충북지역단 병원봉사팀장을 맡아 정진했다. 그 전 병원봉사팀 활동은 충북대병원 법당을 관리하면서 진행됐다. 여러 난관으로 크게 활성화 되진 못했는데, 충북대병원으로부터 휠체어봉사 제안이 들어오면서 충북에서 처음 휠체어봉사를 했다.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봉사자 2명씩 충북대병원 본관 앞에서 휠체어봉사를 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이었다. 병원봉사팀장으로 임명된 나에게는 무거운 부담이었다.

40여명의 포교사들이 충북대병원 휠체어봉사를 시작했지만 두 달간은 우왕좌왕하였다. 처음으로 시작하는 봉사 활동인지라 정보도 없었고 아는 지식도 없었다. 한 달에 20여일이지만 개별 봉사자들은 돌아가며 한 두 번 하기에 세세히 배우지 않고는 익숙지 않았다.

충북대병원 측에서 단체교육을 원했으나 평일 봉사라 할 수 있는 포교사는 한정적이었다. 팀장인 내가 매일 병원에 나가 휠체어 봉사활동에 대한 자세, 환자를 다룰 때 주의할 점 등을 알려주었다. 그러다보니 병원 관계자들과도 친해져 ‘오늘도 출근하셨어요?’라며 서로 인사를 나누고 격려도 했다. 한 달 정도를 그렇게 하니 봉사의 기본자세가 틀이 잡혀갔다. 담당직원이 “단체로 교육받고 왔냐”고 물어 볼 정도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 측에서, 환자들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해졌다. 충북대병원 신문 1면 전면을 휠체어봉사 기사로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초반에는 지나치게 하대 받는 등 여러 가지 불편한 일들을 겪을 때마다 인욕바라밀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지금도 매일하는 봉사이지만 충북대병원에서는 꼭 필요한 봉사팀으로 자리 잡았다. 포교사들도 보람을 느끼며 직·간접적으로 포교도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충북지역단 사무국장 소임을 맡아 전반적인 업무를 보고 있다. 재적사찰에서는 문화원장 겸 전통문화사업팀장으로 활동 중이다. 4월부터 11월까지 문화재청에서 지원하는 전통산사문화재 활용사업 ‘용화사 칠존석불, 사뇌사를 만나다’라는 불교문화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재적사찰이나 포교사단 소임을 맡다보면 공연한 오해와 반목이 생기기도 한다. 스님께서는 그럴 때일수록 기도에 힘쓰라고 당부하신다. 아직은 부족한 중생인지라 인욕바라밀이 쉽지 않다. 어려운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처음 발심했을 때를 생각한다.

부처님은 바로 내 옆에서 말씀하신다. “길을 떠나라.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ohgaan@hanmail.net

 

[1464호 / 2018년 11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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