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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브리닷타 자타카 ②

거북이 거짓말에 바라나시 공주, 뱀의 왕과 결혼

뱀의 왕국에서 잡힌 거북이
바라나시 사신이라고 속여
바라나시 공주와 결혼 제안
왕은 거부했지만 결국 승락

태국 방콕 불교사원의 브리닷타 자타카(Bhūridattajātaka) 전도.
태국 방콕 불교사원의 브리닷타 자타카(Bhūridattajātaka) 전도.

먼 옛날 바라나시의 왕 브라흐마닷타는 멋있는 용모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아들을 태자로 책봉했다. 하지만 아들이 반란을 일으킬 것을 두려워해 자신이 죽을 때까지 수도로 돌아오지 말 것을 명령한다. 태자는 뜻을 받아들여 바라나시를 떠나 야므나강을 따라 내려가다가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초막을 짓고 과일과 뿌리를 먹으며 살았다.

그때 뱀의 세계에서 남편을 잃은 아름다운 나가 여인이 인간 세계로 왔다가 우연히 초막을 발견하고 누가 살고 있는지 궁금해 했다. 나가 여인은 매일 저녁 초막을 꽃과 향수로 아름답게 장식하여 태자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했다. 태자는 옛 생활을 떠올리며 만족했다. 그리고 누가 자신을 위해 이런 일을 하는지 궁금해 초막 옆에 숨었다가 방을 장식하러 온 나가 여인을 발견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첫눈에 반한 태자는 초막으로 뛰어가서 말했다.

“그대는 누구인지요?” “저는 남편을 잃은 나가입니다. 남편을 찾아 인간세계까지 왔습니다.”

태자는 기뻐하며 그녀에게 답했다. “저는 이 초막에서 출가 수행자처럼 살고 있지만 수행자는 아닙니다. 저는 카시왕국의 태자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가지 왕국에서 유배되었습니다. 저는 아름다운 당신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나가 여인은 기뻐했고, 자신의 신통력으로 초막을 아름다운 궁전으로 만든 후 왕자와 함께 살았다. 두 사람은 사가라란 아들과 사뭇다자란 딸을 얻고 행복하게 지냈지만, 왕이 죽으면서 왕자는 바라나시로 돌아가야만 했다. 바라나시로 가서 왕비가 되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자신은 뱀이고 무서운 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들과 함께 살기는 어렵다며 거절했다. 그녀는 아들과 딸을 태자에게 맡기고 나가의 세계로 돌아갔고 태자는 바라나시로 돌아가 왕이 되었다. 왕은 뱀의 혈통을 물려받은 아들과 딸을 조심해서 길렀는데, 나가 여인의 조언에 따라 바람과 태양을 멀리하고 항상 물을 가까이하도록 했다.

하루는 키타쿨라라는 거북이가 왕실의 호수에 침입했고 왕은 거북이를 강으로 돌려보냈다. 거북이는 강의 급류를 타고 나가의 세계까지 흘러가 뱀의 왕 다타랏타에게 잡혔다. 키타쿨라는 신세를 한탄하며 나가의 세계에서 살아나갈 궁리를 했다. 그는 자신을 바라나시 왕의 사신이라고 속이고, 나가의 왕 다타랏타와 바라나시의 왕의 공주 사뭇다자와의 결혼을 위해 파견되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뱀의 왕이 기뻐하며 사절단을 바라나시에 파견하자 왕은 그 결혼을 거절했다. 화가 난 나가의 왕 다타랏타는 모든 뱀들에게 바라나시로 가서 인간들을 위협하도록 명령했고, 도시 전체가 무서운 뱀들로 가득 차 버렸다.

결국 브라흐마닷타 왕은 뱀의 위협에 굴복했고 공주를 주기로 약속했다. 뱀의 혈통을 물려받은 사뭇다자 공주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다타랏타 왕과 결혼했고, 두 사람 사이에 4명의 나가 왕자가 태어났다. 그 중에서 2번째 왕자인 닷타는 외모가 뛰어나고 지혜로웠는데 이분이 바로 미래의 부처님이셨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64호 / 2018년 11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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